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기업인 인텔이 경쟁사들에 기술 추격을 허용하면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위탁생산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AMD와 같은 팹리스 반도체기업이 역대 최고 주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텔을 앞서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인텔 시스템반도체 위상 흔들, 삼성전자 위탁생산사업 성장의 기회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AMD는 미국 그래픽반도체와 CPU 전문기업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업체다.

인텔은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 공급한다.

도 연구원은 “인텔은 약 30년 동안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독보적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경쟁사와 차이가 좁혀지며 역전당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바라봤다.

인텔은 최근 PC와 서버용 CPU 등 주력사업에서 설계 기술과 공정 기술력 확보에 모두 고전하고 있다. 자연히 AMD와 같은 경쟁 반도체기업에 고객사 수요가 돌아서고 있다.

AMD는 인텔과 달리 반도체 생산을 모두 대만 TSMC와 같은 위탁생산기업에 맡긴다. 엔비디아와 퀄컴 등 인텔을 위협하고 있는 다른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도 연구원은 인텔이 갖춘 반도체 설계와 생산 일원화(IDM) 사업모델의 퇴조가 가속화되면서 팹리스와 위탁생산업체로 분리된 반도체 사업모델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시장 변화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위탁생산사업에서 반도체 분업화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갈수록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미 시스템반도체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인텔을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은 주요 CPU 생산에 10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기술 개발에 차질을 겪어 상용화 시기가 2년 넘게 늦춰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10나노 미세공정 개발을 완료해 위탁생산사업에 활용해 왔고 내년부터 차세대 7나노 공정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