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형 리츠시장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자본력을 갖춘 회사들의 잇따른 진출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개인투자자가 부동산에 소액을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으로 공모형 리츠시장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모형 리츠시장이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판교 알파돔시티의 전경. <한국토지주택공사> |
리츠는 부동산을 사고 팔거나 개발·관리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소수 기관투자자 위주의 사모와 다수의 개인투자자로 형성되는 공모로 나뉜다.
리츠는 국내 증시에 일반 기업이나 부동산펀드처럼 상장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개인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상장된 공모형 리츠의 주식을 사들여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
개인이 공모형 리츠에 많이 투자하면 주택에 몰려있던 부동산 투자도 사무용 건물 등으로 다변화돼 전체 부동산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모형 리츠 수는 2월 기준 8개에 머물러 사모형(189개)을 크게 밑돈다. 공모형 리츠의 전체 운용자산도 1조4천억 원 정도로 집계돼 사모형 리츠의 33조1천억 원보다 훨씬 적다.
국내 리츠시장이 사모형 리츠 위주로 돌아가면서 공모형 리츠의 성장폭이 제약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나라들의 공모형 리츠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일본은 93조 원, 싱가포르는 66조 원에 이른다.
이를 감안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9월에 ‘리츠 활성화 종합대책’을 내놓아 공모형 리츠의 상장 문턱을 낮추고 개인 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종합대책에는 리스크가 적은 비개발형 리츠와 위탁관리형 리츠의 상장 예비심사를 생략해 전체 심사기간을 줄이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비개발형 리츠는 이미 세워진 건물에만 투자하고 위탁관리형 리츠는 리츠운용사에서 자산관리회사(AMC)를 따로 세워 특정 부동산의 운용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국토부는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상장된 공모형 리츠에서 일반 투자자 대상의 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개인의 리츠 투자를 돕기 위해 상장된 리츠의 신용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방안과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에 리츠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국토부 아래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초에 경기도 판교의 사무용빌딩 ‘알파돔시티’를 매각할 때 위탁운용사를 리츠 자산관리회사로 제한하는 등 정부에서 공모형 리츠의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돕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공모형 리츠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전체 리츠시장의 활성화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리츠운용은 최근 첫 공모형 리츠상품인 신한알파리츠의 코스피 상장과정에서 공모금 5천억 원 이상을 모으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부동산펀드업계 선두인 이지스자산운용과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인 NH농협리츠운용은 6월에 리츠 자산관리회사를 세울 수 있는 본인가를 받아 공모형 리츠시장에 들어올 채비를 갖췄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을 세우고 '홈플러스'의 매장 40여 곳을 기초자산 삼은 공모형 리츠를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리츠 자산관리회사의 본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인 HDC자산운용도 공모형 리츠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