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다시 추진하나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왼쪽)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엇갈린 실적을 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삼성엔지니어링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중공업은 29일 지난해에 매출 12조8791억 원, 영업이익 18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3년보다 13.2%, 영업이익은 80.0% 급감했다.

수주도 애초 목표인 150억 달러의 절반도 못 미치는 73억 달러에 그쳤다. 일반상선 건조물량 감소와 일부 프로젝트 공정지연도 매출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영업이익 급감은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저가 수주 프로젝트로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1분기에 3625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그뒤 실적을 다소 만회해 적자전환은 막았다.

삼성중공업은 원가율 상승에 국제유가 하락 등 업황부진까지 겹쳐 해양 플랜트부문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재추진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설계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조직 슬림화와 자재 통합구매 등 원가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공사지연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대규모 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나이지리아 에지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하반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실시한 삼성그룹 인사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모두 유임된 것도 조만간 다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이날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8조9115억 원으로 2013년보다 9.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618억 원으로 2013년 1조 원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6조3766억 원을 신규 수주해 2013년 대비 1.4% 증가했다. 해외수주 비중이 80%로 높았고 분야는 화공플랜트가 65%, 산업·환경(23%), 발전플랜트(10%) 순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완만한 경영 회복세”라며 “올해도 손익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8조 원, 수주 7조 원의 목표를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