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이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12위에 오르며 약진했다.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힘을 키우며 성장해 온 것으로 파악되는 데 최근 경상도 지역경기가 침체하면서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27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반도건설의 시공평가액 2조2208억 원 가운데 건축평가액은 전체의 95.2%에 해당하는 2조1150억 원으로 건축사업이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아파트 건설 물량이 많아 경영실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2014년 시공능력평가 57위에서 2016년 44위로 매년 조금씩 순위를 올리다가 2017년 27위로 급상승한 뒤 2018년 결국 12위로 뛰어올랐다.
4년 만에 순위가 45계단 상승한 셈인데 창원과 울산 등 경상도 지역에서 따낸 공공주택 신축공사, 아파트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말 기준 반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규모 1천억 원 이상의 건축사업 12건 가운데 6건이 경상도에서 진행되는 주택사업이다.
울산 송정의 공동주택 신축사업 규모는 1934억 원가량이고 부산 구포의 재개발 정비사업과 대구 신천의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도 각각 1300억 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반도건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최근 철강과 자동차 등 경상도 지역에 조성됐던 대규모 산업단지가 쇠락하면서 아파트 미분양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2014년 4985세대에 머물렀던 경상도 지역의 주택 미분양 물량이 2017년 1만9718세대까지 치솟았다.
2016년 기준 주택보급률도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경상북도는 113.0%, 경상남도는 106.7%로 전국 평균 보급률인 102.6%를 한참 웃돈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경상도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울산 -0.32%, 경남 -0.29%, 경북 -0.20%, 부산 -0.13%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2018년 2월에서 7월까지 경상남도 아파트 시세는 1㎡당 207만 원에서 199만 원까지 떨어졌다.
한국감정원은 “경상남도 지역의 지역경기 침체와 인구유출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건설이 조경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도건설은 2018 시공능력 평가에서 조경분야 실적 1위에 올랐다. 2017년 공사 실적은 1349억 원이다.
조경분야는 주택 수요자의 선호도가 녹지나 친환경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파트에 조성된 친환경 공간이 하나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견 건설사들이 많이 참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공공주택이나 신혼희망타운 등을 발주할 때 조경시설 조성 공사를 함께 공모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30일부터 신혼희망타운에 조경시설 설계공모를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