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7-27 14: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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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실적 발표에서 형식과 내용 모두 바꿨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무산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약속한 대로 시장과 소통을 대폭 확대하며 미래사업 등 성장성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 현대모비스가 진행한 2018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놓고 내용와 형식 모두 이전보다 충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이전까지 모듈 및 부품제조부문, A/S부품부문으로 나눠 실적을 발표하던 데서 모듈 및 부품제조부문을 전동화, 부품제조, 모듈조립부문으로 세분화했다.
또 글로벌 완성차회사 대상 수주실적 등도 이례적으로 상세하게 공개했다.
눈에 띠는 변화는 전동화부문을 따로 떼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현대모비스의 미래 성장동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애썼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현대모비스의 모듈, A/S부품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발에 부딪혀 개편안을 거둬들였다.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분할합병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의 주요 사업부문이 매각됨으로써 현대모비스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힘을 준 전동화사업 등에서 성장동력을 분명하게 확보하면 다른 사업을 일부 떼어내더라도 시장의 반발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가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사업 등 성장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동화부문 매출과 글로벌 완성차회사 대상 수주실적 공개는 현대모비스가 기존에 발표했던 중장기 발전 전략을 공개적으로 검증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증 가능한 숫자를 토대로 시장과 소통을 강화한 점을 긍정적 변화”라고 말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모비스의 이번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과거보다 대폭 보강됐고 형식적이지 않은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을 위해 노력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꾀한 모습이 보였다”며 “향후 지배구조 개편안을 재추진할 때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돼 시장의 우려를 점차 완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 연계해 중장기 발전 전략을 발표했는데 지배구조 개편안 무산 이후 시장의 우려가 컸던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현대모비스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형식과 내용의 변신을 꾀한 것은 소통을 강화해 시장의 우려감을 씻어내고 추후 지배구조 개편안 재추진 때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간적 제약과 더불어 현대차그룹이 주장했던 현대모비스 분할 당위성을 감안하면 완전히 새로운 개편안을 내놓기보다 기존 개편안을 일부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