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세제 개편이 한국전력공사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전력에 에너지세제 개편은 긍정적, 전기요금 인상은 멀어져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정부는 단기대책으로 에너지 세제 개편을 통해 한국전력의 실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 세제 개편은 한국전력의 실적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 이슈지만 그만큼 전기요금 인상 기대감은 줄어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세법 개정 당정협의를 통해 에너지 세제를 환경친화적으로 개편하며 발전용 유연탄의 세금 부담을 높이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세금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유연탄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당 36원에서 46원으로 10원 올리고 LNG에 부과하는 수입부담금과 관세, 소비세 등 제세 부담은 ㎏당 91.4원에서 23원으로 68.4원 내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연구원은 “계통한계가격(SMP)을 결정짓는 대부분의 연료원이 LNG라는 점을 감안하면 LNG의 세금 인하는 계통한계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한국전력은 계통한계가격의 하락으로 연간 6천억 원 규모의 비용 감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은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가격으로 거래시간별로 전력생산에 참여한 발전원 가운데 가장 비싼 발전가격으로 결정된다.

유 연구원은 LNG에 붙는 세금이 ㎏당 23원으로 낮아지면 한국전력의 계통한계가격이 kWh당 8원가량 하락할 것으로 파악하고 비용감소 규모를 6천억 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한국전력이 예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전력은 2015년과 2016년에 연결기준으로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고 2017년에도 5조 원의 영업이익을 봤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1276억 원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전력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2천억 원, 영업손실 9857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 2분기보다 매출은 2% 늘었지만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한국전력이 예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개편이 필요해 보이지만 이번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 연구원은 “정부는 한국전력의 실적 악화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전력 구입비 절감으로 해소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며 “세제 개편 효과가 클수록 전기요금의 인상 가능성은 멀어질 것”이라고 파악했다.

유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투자의견으로 ‘매수(BUY)’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4만6천 원에서 4만3천 원으로 7% 낮춰 잡았다.

한국전력 주가는 26일 3만2900원에 장을 마쳤고 27일 12시 기준 전날보다 1.82%(600원) 내린 3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