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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삼성물산 합병도 팔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7-26 15: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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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진실이 결국 검찰 수사로 가려지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 전반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검찰로 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삼성물산 합병도 팔까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참여연대가 19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김태한 대표, 삼정·안진회계법인 및 대표 등을 고발한 사건을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에 배당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고발 내용을 검토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수사 범위를 분식회계 의혹에 한정할지 아니면 코스피 특혜상장 의혹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 전반으로 확대할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한 것을 놓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주장했던 금융감독원과 달리 검찰은 수사권을 들고 있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을 통해 진실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에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고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 처리에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이사회를 동수로 구성해야 하기에 지배적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 시장가치는 5조 2726억 원으로 평가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보유지분을 시장가액으로 2015년 회계에 반영해 1조9049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어 2016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으로는 적자기업이었지만 거래소가 상장 규정을 고쳤기에 가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과 2013년 감사보고서에 콜옵션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 2015년에는 콜옵션이 있다는 사실만 알려졌고 2016년부터 콜옵션의 내용이 공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은 2017년 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가 금융감독원에 특별 감리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은 1년이 넘는 감리 끝에 올해 5월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계 위반이라는 조치안을 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 가지 회계위반 혐의를 받았다.

바이오젠과 맺은 콜옵션을 2015년 이전까지 공시하지 않았던 것과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임의로 변경했다는 의혹,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를 조작했다는 논란 등이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장기간 논의 끝에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법인과 김태한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는 재감리를 지시하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삼성 봐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고 참여연대는 19일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검찰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 들어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2015년 5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일모직이 지분 46.3%를 지닌 자회사였고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4%를 들고 있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당시 주가 기준에 따라 1대0.35라는 비율로 합병을 발표했는데 이를 놓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검찰로 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 삼성물산 합병도 팔까
▲ 참여연대가 19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정 안진회계법인 회계처리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일모직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였다. 2015년 5월 합병을 발표했을 당시 안진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19조3천억 원, 삼정회계법인은 18조5천억 원으로 평가했다.

반면 국제의결권자문회사 ISS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3조4천억 원으로 평가하면서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고 논란이 일어났다.

안진회계법인도 3개월 후인 2015년 8월 통합 삼성물산 재무제표를 작성하며 비공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6조8천억 원으로 산정하며 논란을 키웠다.

회계법인이 삼성 측의 의뢰를 받고 기업가치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지금도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감사 결과 당시 제일모직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지분 가치를 4조8천억 원에서 11조6천억 원으로 고의로 부풀린 것이 드러나면서 진실 규명을 위해 검찰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콜옵션을 숨기면서 기업가치 산정과 합병비율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을 숨기지 않았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 절반이 바이오젠 몫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콜옵션을 감안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적정합병 비율은 1대0.35가 아니라 1대 0.5가 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해 당시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높이고자 콜옵션을 숨겼다는 지적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직접 확인했거나 조사로 밝힌 것은 없지만 콜옵션 주석 누락이 합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금융감독원 조사에는 한계가 있고 검찰 수사에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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