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단조제품 전문 생산업체인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해 사업다각화와 단조사업 분야의 역량을 키우려고 한다.
SPP율촌에너지의 인수가격은 1500억 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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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현대제철은 27일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SPP율촌에너지 지분 100%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재무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SPP율촌에너지 인수를 추진해 왔다.
현대제철이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나선 것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부문과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는 등 조강과 후판 생산 중심에서 자동차 강판과 특수강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해 단조분야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SPP율촌에너지가 연간 약 60만 톤 규모의 단조용 잉고트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중소형에서부터 초대형, 자유단조품에서 링(Ring)단조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잉고트(Ingot)는 제련된 금속을 나중에 압연 단조 등의 가공처리를 하거나 다시 용해할 목적으로 적당한 크기와 형상으로 주조한 금속 덩어리를 뜻한다.
현대제철이 SPP율촌에너지에 소재를 공급해 두 회사가 서로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에 연간 42만 톤 규모의 단조 잉고트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SPP율촌에너지 인수를 염두에 두고 수익성 조사를 했다"며 "단조시황이 불황이긴 하지만 철강업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27일 오전까지 인수의향서 제출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현대제철 외에 2~3군데 업체에서도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 입장표명을 늦췄다”고 해명했다.
SPP율촌에너지는 SPP그룹이 2008년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4200억 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SPP율촌에너지는 주로 발전설비와 선박용 엔진부품, 석유화학설비, 산업설비, 금형강 및 공구강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SPP조선이 2010년 경영난에 빠지면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SPP율촌에너지 매각을 추진해 왔다.
SPP율촌에너지는 애초 몸값이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해 단조사업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지금은 1천억~1500억 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현대제철 외에도 일진그룹을 포함해 3곳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등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들은 다음달 1일부터 약 2주 동안 실사를 진행한다. SPP율촌에너지에 대한 매각 입찰은 설 연휴가 끝난 2월23일 시작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