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이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금융종합회사 오릭스의 2파전으로 굳어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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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은 현대증권 회장 |
예비입찰에 참가했던 중국 금융회사 푸싱그룹은 증권회사 운영경험 부족으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자 인수를 포기했다.
현대증권은 이번에 현대상선 보유지분 25.9%와 자사주 9.8%를 합쳐 35.7%의 지분을 매물로 내놓았다. 파인스트리트와 오릭스는 모두 장부상 매각가격 6100억 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입찰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스트리트는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과 조건호 전 리먼브라더스 부회장이 공동회장을 맡은 국내 투자금융회사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으나 NH농협금융지주에게 밀렸다.
오릭스는 일본계 금융지주사로 2010년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한 뒤 OBS저축은행과 스마일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오릭스는 현재 한국 금융시장에서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놓고 KB금융과 경합을 벌였다.
오릭스는 그동안 현대그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더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릭스는 현대증권 2대 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오릭스는 지난해 7월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8.8%를 약 6200억 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조건호 파인스트리트 회장이 현대증권 인수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아직 최종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회장은 “글로벌 금융회사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증권사 운영을 제대로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 산업은행이 현대그룹 자구안에 사용할 매각자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현대증권을 파는 만큼 입찰가격을 높게 쓴 쪽이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안에 우선인수협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상반기 안에 매각작업을 끝낼 방침을 세웠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의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과 10월에 걸쳐 본입찰을 미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이 성사되면 2013년 말 발표했던 3조3천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대부분 마무리하게 된다. 현대그룹은 현재 현대증권과 남산 반얀트리호텔만을 매물로 남겨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