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주력 차종인 K시리즈의 판매가 지난해 크게 감소했다.
기아차는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 브랜드 노후화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K5와 K7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하이브리드 모델, 디젤 모델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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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K시리즈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2만5천여 대로 전년보다 12.5% 감소했다. K3를 제외한 K5, K7, K9의 판매량이 모두 10% 이상 떨어졌다.
K시리즈 가운데도 가장 대중적 모델인 K5는 지난해 4만9천 대를 팔아 2013년 6만3천여 대에 비해 판매량이 22.2%나 떨어졌다.
K5는 2010년 출시된 뒤 매달 4천 대 이상 팔리며 기아차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판매량이 떨어졌다. 지난달 판매량은 3100여 대다.
K7는 지난해 2013년보다 11.4% 감소한 2만2400여 대, K9는 11.9% 감소한 4400여 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판매량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기아차 K시리즈는 출시된 이후 매년 50%가 넘는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에서 98만3천여 대를 팔아 2013년 88만5천여 대보다 10만여 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K시리즈 판매량이 일제히 하락한 이유로 브랜드 노후화가 꼽힌다.
K시리즈는 2009년 처음 시장에 출시된 이후 전 모델에서 한번도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1월과 11월, 2013년 6월에 각각 K9과 K5의 부분변경 모델만 출시했다. K3 역시 디젤과 쿠페 등 파생 모델만 잇따라 내놓았다.
기아차는 올해 K5의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K시리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다. 2010년 첫 출시된 뒤 5년 만에 선보이는 K5의 2세대 모델인 동시에 K시리즈를 통틀어 처음으로 나오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기아차는 지난 2~3년 동안 신형 K5의 디자인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K시리즈 가운데 가장 처음 출시된 K7의 완전변경 모델이 먼저 출시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K시리즈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은 K5의 완전변경 모델을 먼저 선보이기로 했다.
기아차는 신형 K5를 출시한 뒤 곧이어 하이브리드 모델과 디젤모델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디젤모델로 수입차 공세를 막아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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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
현재 기아차는 유럽에서 K5(현지명 옵티마)에 1.7L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에도 이 모델을 들여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내년에 출시하려고 했던 K7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도 올해 연말로 앞당겼다. 신형 K7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이 디자인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기아차는 K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을 연달아 출시하면 기아차 전체 판매량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아차 전체 판매량에서 K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출시 당시 0.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2.3%로 급성장했다. 국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가 넘는다.
K시리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디자인 경영을 위해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의 첫 작품이다. 그동안 기아차는 카니발이나 쏘렌토 등 RV(레저용차량)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K시리즈를 통해 세단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