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석유화학산업의 업황 호조를 대비한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사업에서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여수 산단에 제3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산업 호황 믿고 생산능력 키운다

▲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석유화학산업은 올해 상반기 '슈퍼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예상과 달리 국제유가가 불안하게 움직인 데  영향을 받아 부진한 업황을 보였다.

다만 시장 기대에 못미친다는 것일 뿐 석유화학산업은 여전히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고 세계 경제 성장에 따라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LG화학은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제3공장 건설에 따른 투자 금액이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바라본다. LG화학 관계자는 다음 주 열리는 이사회에서 구체적 계획이 확정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충청남도 대산공장의 증설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 증설을 마치면 LG화학 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104만 톤에서 127만 톤으로 늘어나 세계 나프타 분해설비(NCC) 단일공장 기준으로 최대 규모가 된다.
 
LG화학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7년 국내 기준 220만 톤으로 1위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제품의 가장 기초가 되는 물질로 석유화학사의 생산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최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도 LG화학의 투자의욕을 꺾지 못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국제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석유화학산업의 올해 실적 전망이 나빠진 것은 국제유가가 최근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석유화학회사의 수익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나프타를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데 국제유가의 흐름이 불안하면 제때 나프타 가격이 조정되지 않아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수익성이 나빠진다.

하지만 LG화학은 적어도 수년 동안은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17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세계 경제성장의 위협요소로 꼽으면서도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전망과 같은 3.9%를 유지했다. 

석유화학 제품은 최종 소비재의 주요 원재료로 쓰여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LG화학은 최근 3년 동안 석유화학산업의 호황 덕분에 투자여력도 충분하다.

LG화학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영업이익 1조9919억 원, 2조9285억 원을 거둬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2년 연속으로 갈아치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