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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박람회에서 한 모녀가 웨딩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
쌍춘년’이란 1년에 입춘이 두 번 있는 해를 뜻한다.
예비부부들은 ‘쌍춘년에 결혼하면 백년해로한다’는 속설에 따라 결혼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백화점들은 ‘웨딩페어’를 열고 멤버십과 마일리지제도를 마련해 이들을 끌어들이려고 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롯데 웨딩페어’를 실시한다. 침구상품을 50% 할인하고 템퍼, 나뚜찌, 레이지보이 등 수입가구를 최대 25%까지 할인한다. 일부 가전제품 구매금액에 따라 5%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도 처음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3사 가운데 올해 가장 일찍 웨딩페어를 열었다. 웨딩페어는 보통 2월 중순에 진행되는데 올해 한 달이나 앞당겼다.
쌍춘년이 올해 설(2월19일)에 끝나는 데다 지난해 윤달(10월24일~11월21일) 때문에 결혼을 미뤘던 고객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도 23일부터 혼수관련 상품을 특가로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페어’를 연다. 신세계백화점 전점에서 단독으로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조창현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본부장은 “혼수용품은 백화점 불황에도 매출을 이끌어 주는 효자상품”이라며 “올해도 쌍춘년이 끝나기 전 결혼하려는 예비부부가 연초부터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혼수용품은 불황도 피해간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0.1% 느는 데 그쳤지만 주요 혼수용품은 매출이 15배 가량 늘어났다.
백화점들은 예비부부들을 잡기 위해 멤버십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클럽웨딩’ 서비스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 혜택 외에도 예복용 의류 할인, 가전제품 할인, 메이크업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각 매장에서 1:1 웨딩 상담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클럽웨딩 고객의 1인당 구매금액은 지난해 평균 378만7천 원으로 2013년보다 14.2% 늘어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1인당 구매금액인 평균 34만 원의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신세계백화점도 2012년 6월부터 ‘S웨딩클럽’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다. S웨딩클럽의 지난해 가입고객 수는 2013년보다 7.1% 늘었다. S웨딩클럽 가입고객의 1인당 구매 금액도 17%나 증가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예비신부들과 그 부모들은 일생에 한 번뿐인 혼수를 남부럽지 않게 해주고 싶어 한다”면서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급혼수보다 가구나 주방용품 등 생활용품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예비부부들은 장기적 불황 탓에 합리적 가격으로 혼수용품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기본5세트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평소에도 착용할 수 있는 간편하고 부담 없는 예물이 인기다.
박지호 롯데백화점 선임상품기획자는 “결혼준비에도 합리적 소비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대표 혼수품목인 모피도 고가보다 중저가가 잘 팔린다”고 말했다.
예비부부들은 혼수용품도 고가의 명품보다 생활용품을 고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신세계백화점의 S웨딩클럽 고객들은 지난해 생활용품이 전체매출의 19.7%를 차지하며 명품 매출(17.6%)를 처음으로 앞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