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해 영업이익에서 후퇴를 경험할 수도 있다. 3년 동안 지속해 온 영업이익 증가 추세가 멈추는 것이다.

LG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사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LG화학 올해 수익 후퇴 불가피, 배터리사업 역할 더욱 중요

▲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화학은 올해 주력사업인 기초소재부문에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늘면서 2017년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2조9285억 원을 거뒀다.

금융정보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7조2264억 원, 영업이익 2조7003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보다 매출은 5.95% 늘지만 영업이익은 7.79% 줄어드는 것이다.

국제유가의 불안정한 흐름으로 기초소재부분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실적에서 기초소재부문의 비중이 높다. 2017년 기준으로 기초소재부문의 실적 비중은 매출의 67.8%, 영업이익의 95.9%였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4월부터 5월 말까지 배럴당 60달러 초반 수준에서 배럴당 70달러 초반 수준까지 빠르게 올랐다. 6월에 배럴당 60달러 중반까지 떨어졌으나 7월에 다시 배럴당 74달러까지 치솟았다.

LG화학은 나프타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이용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소재인 에틸렌을 만든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얻기 때문에 국제유가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최근처럼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면 국제유가의 흐름이 원재료 가격에 제때 반영되지 않아 수익성이 나빠진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올해 기초소재부문에서 매출 17조5640억 원, 영업이익 2조474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보다 매출은 0.8%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1.3% 줄어드는 것이다.

정보전자소재부문도 올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LG화학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올해 주력제품인 편광판 매출 실적이 LCD 수요 감소에 따라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LG화학이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매출 3조1750억 원, 영업손실 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6% 늘지만 영업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생명과학부문과 팜한농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44.6%, 2.3% 떨어진 300억, 35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전지부문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선전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다 최근 전기차배터리의 주요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이 떨어지며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6월 초 톤당 8만7500달러에서 7월 초 톤당 7만5천 달러로 떨어졌다. 한 달 사이에 14% 넘게 떨어진 것이다. 여전히 2016년 말 기준으로 3배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2016년 이후 첫 하락세다.

강 연구원은 LG화학 전지부문이 올해 매출 6조2350억 원, 영업이익은 109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6.7%, 영업이익은 276.9%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전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매출 기준으로 17.7%에 불과해 다른 부문의 영업이익 감소를 막아내기에는 아직 버거워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