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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본격적으로 틀고 있다
. 카드 모집의 전진기지 노릇을 해온 전국의 금융센터들을 거의 정리했다
. ‘디자인 경영
’을 내세우던 자신만만한 행보와 사뭇 다르다
.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
현대카드는 오는
4월
1일부터 파이낸스샵 부산지점의 금융업무를 중단한다
. 이에 따라 신용카드 신청과 재발급, 현대캐피탈 대출상품 신청 등이 모두 중지된다
. 다만 지점 자체는
‘현대카드 브랜드 및
MUSIC 체험 공간
’으로 용도를 바꿔 계속 운영된다
.
현대카드 파이낸스샵은 카드 모집과 민원 업무 처리를 맡은 금융서비스센터다
. 지난
2006년 처음 생긴 이래
2012년 말까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에
32개를 냈다
.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 전체의
75%인
24곳이 폐쇄됐다
. 이후 순차적 정리를 거쳐 현재 부산과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 지점만 남았다
. 본사 지점은 현대카드 사용률이 높은 현대기아차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현대카드 파이낸스샵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공간이다
.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차별성을 얻지 못했다
.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 파이낸스샵을 찾는 고객이 적어 수익성이 떨어졌다
”고 밝혔다
.
파이낸스샵의 철수는 정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 정 사장은 지난해
1월
“몸집 불리기를 하지 않겠다
”고 공언했다
. 올해 초에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실경영에 더욱 매진하는 한 해가 될 것
”이라며
“경영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은 과감히 없앨 것
”이라 말했다
.
현대카드는
2012년 카드 모집인 영업소를
93개에서
66개로 감축했다
. 지난해
7월 현대카드 상품 체계를
‘포인트
’와
‘캐시백
’로 단순화하고
50만원 미만 고객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는
‘현대카드 챕터
2’를 진행했다
. 이를 통해 총
27종이었던 현대카드 상품은
7종으로 줄어들었다
.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휴면고객 정리로서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한 고육지책이었다
.
정 사장이 내실경영에 치중하는 이유는 지난해 들어 두드러진 카드업계 침체로 보인다
. 현대카드를 비롯한
7개 카드회사의 지난해 누적 순익은
1조
7330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 지난
2012년 법이 개정되면서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기존
4.5%에서
2.7%로 낮아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 지난해 말부터 카드론 대출 금리와 현금 서비스 금리도 각각 평균
0.9% 포인트와
0.6%포인트 낮아졌다
.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도 예전만 못하다
.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442조
50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 이러한 상황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카드회사의 인지도 마케팅 비용이 총
3조
4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 전체 신용판매 수익의
30%가 넘는 수치다
.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초
KB국민
·롯데
·NH농협 등
3개 카드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라는 악재도 발생했다
. 그 탓에 이달
9일
7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 양이
6년 만에
1억 장 이하로 떨어지는 등 카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 현대카드는 한 번도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적 없다는 점을 내세웠으나 반사이익을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
다른 카드회사도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 지점을 줄여 수익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고 한다
.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전국
39개 영업지점을
31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 16개였던
BC카드 영업지점도
8개로 줄어들었다
.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 산업의 수익성 저하뿐 아니라 정보유출 사태로 고객이 이탈하고 있다
”며
“(카드사들이
) 외형확대보다 효율성을 중시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