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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준대형세단 '그랜저' 풀라인업 |
현대차 그랜저 디젤이 출시 반 년 만에 1만1천 대가 판매되면서 시장의 합격점을 받았다.
그랜저 디젤은 ‘디젤=수입차‘라는 공식을 깨고 출시 당시 목표로 세웠던 연간 판매목표 7천 대를 훌쩍 넘어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 전체 판매량에서 디젤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조금 넘는다.
전체의 70% 가량이 가솔린모델이고 나머지 10%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대차는 당초 그랜저 디젤의 비중을 10%로 예상했지만 기대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그랜저 디젤은 지난해 6월 말 출시됐다. 현대자동차는 디젤 승용차시장에서 수입차의 독주를 막기 위해 그랜저 디젤을 출시했다.
그랜저 디젤은 7월 한 달 동안 2800여 대가 팔리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8월과 9월에 각각 1200여 대가 팔리면서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이후부터 꾸준히 2천 대 이상이 팔리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출시 초기 소음과 진동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언론의 평가와 시승기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입소문을 탄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 디젤은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랜저 디젤은 안개등을 5개의 LED로 바꾸고 전면부와 후면부에 새로운 디자인의 범퍼를 적용했다. 판매가격은 32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데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수입 디젤차 BMW의 320d, 520d나 폴크스바겐의 파사트2.0보다 최대 2천만 원 정도 싸다.
그랜저 디젤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앞으로 현대차의 디젤차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디젤 세단시장에서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디젤 세단 라인업을 늘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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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현대차는 아슬란의 시장 반응을 검토해 디젤모델 출시를 결정하기로 했다. 제네시스 디젤 모델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7월께 쏘나타 디젤이 출시된다.
지난해 그랜저 디젤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국산 디젤 세단들도 선전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말리부 디젤을 출시했고 세달 뒤 현대차와 르노삼성차가 그랜저 디젤과 SM5D를 선보였다.
말리부 디젤은 지난해 7천여 대가 팔리며 말리부 전체 판매량의 35% 이상을 차지했다. 말리부 디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3~12월 말리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르노삼성차의 SM5D도 출시 이후 하반기 동안 전체 판매량의 33.9%에 이르는 5500여 대가 판매됐다.
국내 소비자의 디젤차 선호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힘과 연비에서 가솔린차를 앞서는 데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소비자들의 외면을 샀던 소음과 진동도 현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디젤차는 그동안 폭스바겐과 BMW, 아우디, 벤츠와 같은 독일 자동차들이 초강세를 보였다. 국산차는 소음과 진동, 연비에서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선보인 국산 디젤차들이 좋은 평가를 들으면서 앞으로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차 디젤모델이 가솔린모델보다 가격이 비싸 국산 디젤차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는데 이제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