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삼성그룹 인사를 벤치마킹해 유학생을 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이런 방안이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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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
특히 삼성 출신 인사전문가인 이 처장이 공직사회 인사를 담당하기에 맞지 않는다며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사혁신처는 19일 유학생 공무원 특별채용을 놓고 논란이 일자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반드시 채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우수 인재 모집을 위해 해외유학생을 대상으로 공직설명회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사혁신처는 글로벌 인재 채용이 신분 대물림이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인사혁신처는 “글로벌 인재 채용은 현행 인사법령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혁신처의 이런 해명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페이스북에 “해외 유학 못가는 서민들 자제들은 이제 법조인의 길도 막히고 고위 공무원 길도 막히는 신분의 대물림 시대가 오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한 대응이다.
홍 지사는 “현직 공무원에게 유학기회를 많이 주면 국제화가 되는데 국제화의 명분으로 부유층을 위한 음서제를 도입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공직사회 개혁이 아니라 특권층의 신분 대물림을 시도하는 어설픈 인사혁신처장을 보면서 이나라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근면 처장에 비판의 칼끝을 겨눴다.
이 처장은 15일 인터뷰에서 “공직사회에 글로벌 감각이 필요하다”며 “우수한 해외인재를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또 “공채에 유학생 특별전형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는 올해 하반기 북미지역 도시 10곳에서 공직 채용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 처장이 제시한 유학생 채용 방안은 삼성그룹이 하고 있는 미국 유학생 선발제도를 본딴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6년 미주지역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9년 석박사과정 유학생과 외국인 인력을 모집하는 등 해외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공직사회에서 유학생 채용 제도를 도입하는 데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채용시험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은 “우수 유학생을 특별채용으로 수혈하겠다는 발상은 공무원채용시험의 가장 중요한 공평성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해외유학이라는 조건이 공직자의 주요 채용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해외 유학생들이 공직에 입문하는 길은 이미 제한없이 열려 있다”며 “그에 상응하는 처우가 보장되지 않고 근무환경이 맞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가 없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전문직에 걸맞는 처우와 근무여건이 보장되면 국내외의 우수한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공직사회에 수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처장이 공직인사에 대해 잘 모른다며 교체를 요구했다. 노조는 “인사혁신처장이 공직인사의 기본도 모르고 재임기간 내내 사고만 칠 것 같다”며 “더 늦기 전에 인사혁신처장을 바꾸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