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가상화폐를 놓고 거래가 많아질수록 처리속도가 느려지고 가치가 불안정해지는 등 활용도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이 2018년 연차보고서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분석하면서 가상화폐의 불안정성을 경고했다고 금융위원회가 27일 밝혔다.
국제결제은행은 가상화폐가 채굴되는 데 컴퓨터 전력이 많이 소비되는 문제점을 들었다.
채굴 참가자들은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블록을 만들고 가상화폐를 얻기 위해 수학적 암호 알고리즘을 풀면서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 컴퓨터도 여러 대 필요해 과도한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상화폐는 제도권 통화와 달리 전면적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화폐의 거래정보 누적으로 거래원장 용량이 늘어나면 정보 유효성 검증에 관한 처리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가 늘어나면 높은 수수료가 요구되거나 거래계약 자체가 불발될 수도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국제결제은행은 “대용량의 거래원장 정보공유는 슈퍼컴퓨터에서만 처리될 수 있고 인터넷 시스템 마비를 낳을 수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국제결제은행은 가상화폐가 사장 수요에 따라 가치가 급변해 불안정하며 신뢰구조도 취약한 것으로 파악했다. 장부가 조작될 수도 있고 '포크'가 일어나면 몇 시간 동안 거래가 무효로 될 수 있는 취약성을 경고했다.
'포크'란 오류 수정, 성능 개선 등을 위해 기존 원장 이외에 새로운 원장을 만드는 절차를 말한다. 2013년 초 포크가 발생해 가상화폐 가격이 3분의 1로 떨어지기도 했다.
채굴자 과반수만 동의하면 장부 조작이 가능하고 개별 거래도 취소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운영주체가 명확하고 운영통제가 가능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등은 소액 송금 등 특정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봤다.
국제결제은행은 “무역거래 등 복잡한 처리절차가 필요한 일에 블록체인을 통해 신속하게 자동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은 가상화폐와 관련한 주요 현안으로 자금세탁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꼽았다.
가상화폐는 익명성을 지니고 있어 자금 추적과 과세를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해킹, 사기성 가상화폐 공개(ICO)로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국제결제은행은 “국제적 협력을 통해 가상화폐 규제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기존 규제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발행은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