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해상풍력발전사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주력사업인 원전이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따라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게 되면서 해상풍력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주민을 설득하는 문제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두산중공업, 지자체 주도 해상풍력발전 추진에 기대 높아져

▲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해상풍력 산업화 전략 포럼’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가 이날 밝힌 '선 풍력단지 조성, 후 사업자 개발' 방식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주민 설득을 마친 뒤 사업자를 선정해 해상풍력단지를 짓는다는 게 뼈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 계획은 국내 해상풍력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상풍력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5곳의 지방자치 단체가 해상풍력단지 추진계획을 밝혔다. 전북 군산 말도 인근 110MW급,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 220MW급, 경북 영덕군 인근 100MW급, 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 100MW급, 울산 동해가스전 주변 200MW급 등이다.

두산중공업은 주민 수용성 문제가 해결되면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속도가 붙으면서 발주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 수용성 문제는 해상풍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절차였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지은 상업용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탐라해상풍력단지도 주민 설득에 9년의 시간을 들였다. 2006년 개발사업 승인을 받았으나 두모리와 금동 주민을 설득하느라 2015년에야 착공이 가능했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2017년 9월에 완공됐다.

두산중공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남해 해상풍력 프로젝트도 주민 수용성 문제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2011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사업 지역 인근 주민들은 3월 전라남도 도청 앞에서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수협중앙회는 5월에 해상풍력사업 건설반대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6월13일 지방선거에 입후보한 전라북도 부안군 군수 후보 4명이 모두 서남해 해상풍력단지를 전면 재검토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부안군은 서남해 해상풍력단지가 지어지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적 권한 없는 기업이 주민들과 교섭하는 데에는 제약이 많아 한계가 있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주민과 교섭을 마친 뒤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해상풍력사업의 진행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발굴한 100MW(메가와트) 이상 규모의 해상풍력 업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중치를 추가로 부여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에게 매년 20억~30억 원의 추가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