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의약품을 합친 ‘코스메슈티컬(더마화장품)’시장이 국내에서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제약사들도 코스메슈티컬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동국제약과 대웅제약은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면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다.
▲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왼쪽)과 윤재승 대응제약 회장. |
코스메슈티컬시장이 국내 제약회사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26일 한국코스메슈티컬 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메슈티컬시장은 약 5천억 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연 평균 성장률이 15~20%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글자를 딴 합성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드럭스토어 랄라블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랄라블라에서 판매되는 코스메슈티컬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이상 늘었다.
경쟁사인 올리브영에서도 코스메슈티컬 제품 매출이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시장의 고성장은 글로벌시장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코스메슈티컬 세계시장 규모는 약 50조 원으로 추산된다. 2016년보다 약 8.5% 성장한 것으로 전체 화장품시장의 성장 속도보다도 약 25%가량 빠른 성장세다.
2000년대까지 국내에서 코스메슈티컬시장에 진출한 제약회사는 몇 군데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경남제약은 2008년 비타민C 레모나에서 착안한 미백 화장품 ‘블랑씨’를 내놓았지만 당시 판매 부진으로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근 국내 코스메슈티컬시장의 고성장을 놓고 이제 국내에서도 코스메슈티컬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코스메슈티컬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제약사는 동국제약과 대웅제약이다.
동국제약은 2015년 4월 홈쇼핑을 통해 ‘센텔리안24’라는 브랜드를 선보이며 코스메슈티컬시장에 진출했다.
동국제약의 코스메슈티컬 매출은 2015년 159억 원, 2016년 400억 원, 2017년 700억 원 등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동국제약 연고제품인 ‘마데카솔’의 주성분을 포함한 마데카 크림은 2015년 출시부터 현재까지 600만 개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약은 올해 4월 신규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테라톡스’도 선보였다. 베이비 스킨케어 ‘무스텔라’로 유명한 프랑스 회사 익스펜스사이언스와 손잡고 만든 브랜드다.
대웅제약도 2016년 10월 ‘이지듀 DW-EGF크림’을 선보이며 코스메슈티컬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대웅제약은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통해 2006년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는데 이지듀 DW-EGF크림은 피부재생성분인 상피세포성장인자(EGF)가 담긴 코스메슈티컬 제품이다.
이지듀 DW-EGF크림은 지난해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 디엔컴퍼니 전체 매출 470억 원의 42.5%를 차지한다.
▲ 동국제약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센텔리안24'. |
동국제약과 대웅제약의 성공을 본 다른 제약사들도 경쟁적으로 코스메슈티컬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최근 소화제 브랜드인 ‘활명수’의 성분을 활용한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을 선보였다. 일동제약은 유산균 기술력을 내세운 브랜드 ‘퍼스트랩’을 출시했다.
동구바이오제약도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셀블룸’의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화장품 회사들도 코스메슈티컬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의 회사이름을 ‘에스트라’로 변경하고 코스메슈티컬에 힘을 주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11월 태극제약을 인수하며 코스메슈티컬사업을 본격화할 준비에 들어갔다.
과당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25곳과 바이오기업 18곳이 코스메슈티컬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회사와 대형병원들도 코스메슈티컬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코스메슈티컬시장도 어느 정도 성숙된 이후에는 시장 선점에 성공한 업체 위주로 몇 개의 회사만이 파이를 대부분 차지하는 구조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