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종 대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올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카카오 '주가 부진' 감수, "지금은 성장동력에 투자할 때"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18일 네이버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0.58%(4천 원) 오른 69만4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3개월 전만 해도 80만5천 원이었는데 최근 70만 원 선 안팎을 오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더욱 크다. 

2017년 6월16일 주가인 89만2천 원과 비교하면 22.2% 가까이 하락했다. 5월30월에는 주가가 64만8천 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최저가를 보였다.

네이버 주가가 힘을 못쓰는 것은 단기적으로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금융 및 핀테크 등 분야에 막대한 투자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인공지능과 관련한 분야에만 약 2천억 원에 이르는 개발비를 투입했다. 대부분 네이버랩스 등 인공지능과 관련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데 사용됐다. 

올해는 인공지능 등 연구개발에 투자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 각각 27.4%, 25.2%였던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21.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당분간 수익성이 뒷걸음질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적용한 서비스를 내놓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찌감치 LG유플러스와 함께 스마트홈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동영상과 검색 등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분야에 이어 금융과 핀테크분야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메신저의 높은 해외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라인페이, 라인코드 등 금융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신뢰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주가를 더욱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뉴스 배치를 임의로 바꿨다는 의혹을 받았다. 3월에는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드루킹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기사를 연결하는 방식과 댓글 등을 언론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는 정부의 규제 위험과 비용 증가 등 이유로 올해 초와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며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겠지만 검색 품질의 고도화와 광고상품 개선이 이어지면서 시장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주가 부진' 감수, "지금은 성장동력에 투자할 때"

▲ 네이버 주가(위)와 카카오 주가(아래)가 최근 3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 금융>


카카오 주가도 올해 들어 힘을 못 쓰고 있다.

18일 카카오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83%(2천 원) 내린 10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3개월 전 14만5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3% 떨어졌다. 5월31일에는 10만3천 원까지 내려가면서 10만 원 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카카오 주가 역시 수익성 개선 여부의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의 수익성은 최근 몇 년 동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7.9%, 2017년 8.4%에 그쳤다. 

카카오가 인수합병, 인공지능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이런 추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4.7%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게임즈 등 자회사를 통해 수익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월과 3월 각각 카카오T의 기업용 택시호출 서비스와 유료 택시호출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8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블레이드2 for kakao’ 등 새 게임 띄우기와 기존 인기게임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한 흥행을 이어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