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35)씨는 최근 다니던 피부과에 발길을 끊고 100만 원대의 LED마스크를 렌탈로 구입했다.
일이 바빠 피부 관리를 위해 병원이나 관리실을 찾는게 번거로웠던 데다 비용 측면에서도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가정용 미용기기인 누페이스 '트리니티'를 사용하는 모델 미란다 커의 모습. |
이런 ‘셀프 관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홈 뷰티기기(가정용 미용기기)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비싼 병원이나 관리실 대신 집에서 피부 관리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혼자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가정용 미용기기들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피부관리실 등을 이용하면 주기적으로 적지 않은 돈을 내야하는 것과 달리 가정용 미용기기는 한 번 구입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정용 미용기기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 미용기기시장 규모가 2014년 193억 달러(21조 원가량)에서 2020년 540억 달러(59조 원가량) 수준으로 매년 20~30%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병원이나 관리실에서나 볼 수 있던 기기들도 가정용으로 출시되고 있다. 대부분 병원용 기기의 기술을 기반으로 더 작고 저렴하며 사용이 편리하고 안전한 형태로 개발한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LED마스크는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해 여드름이나 아토피, 탄력, 주름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 LED 색마다 각각 다른 효과가 있다.
LED마스크를 구입한 회사원 김씨는 "피부 진정을 위해서 파란 LED, 미백과 주름 개선을 위해서 붉은 LED를 매일 20분씩 한달째 사용 중"이라며 "일단 피부과보다 편해서 좋고 개인적으로는 피부 진정에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레이저 제모기 역시 이스라엘 기업인 ‘실큰’ 제품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집에서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반영구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음파 진동을 이용해 모공 속 노폐물을 씻어주는 진동 클렌저, 화장품을 이온화시켜 피부에 침투시키는 갈바닉, 미세전류와 고주파를 이용한 피부 관리 제품 등 다양한 미용기기들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최근 가정용 미용기기사업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시장이 더 활력을 띄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고 속속 미용기기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사내벤처인 최근 ‘C랩’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부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C랩에서 독립한 스타트업 룰루랩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얼굴 피부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을 들고 있다. 올해 말 해외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렌탈업계 1위인 코웨이 역시 올해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8’에 참가해 뷰티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일종의 ‘미니 화장대’다. 사용자는 ‘스마트 미러(거울)’를 통해 자외선과 습도, 온도, 미세먼지 등 피부 관리와 메이크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쿨링 패드’ 기능도 있어 화장품을 적정한 온도로 유지해 준다.
아직은 콘셉트 제품이지만 향후 출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SK네트웍스도 미용기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가전업체 카도와 미용기기사업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올해 모발과 두피건강을 고려한 헤어 드라이어, 내년에 헤어 스타일링 기기 3종을 출시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미용기기 영역 가운데 헤어와 피부 관리분야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보할 것”이라며 “셀프 관리에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