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 계열사가 농업을 매개로 북한과 협력사업을 적극 준비하며 남북경협의 선두주자로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림에 따라 농협중앙회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은 농지개혁, 농업기술, 식품사업 등 농업을 통한 북한과 경제협력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왼쪽)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북한에서는 농가가 전체 산업주체의 40%를 차지해 농협중앙회 주축으로 진행될 만한 사업영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북한과 농업 관련 사업 협력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아직은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기관과 협력 없이는 북한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량사업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성격도 지녀 완전한 비핵화 논의가 이뤄지기 전에라도 선제적으로 비료와 농기계를 중심으로 북한과 협력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초기에는 북한의 소득 보전과 생활 향상을 위한 지원이 진행될 것”이라며 “북한 경제는 농림, 어업 비중이 높아 비료와 농기계 중심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중앙회는 개성공단 근처 융·복합 농업단지에 농산물 유통, 물자 반입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융·복합 농업단지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인 농어촌공사가 개성공단 근처에 대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농업지구로 알려졌다.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도 북한과 협력사업의 기반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006년 설립해 둔 북한 영업점을 재가동하기 위해 타진하고 있다.
영업점을 완전히 철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건만 마련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민간 금융회사는 북한에 금융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기 단계에 놓여 있지만 일부 금융회사는 앞으로 남북경협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금융회사와 다른 경제협력 주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전략부에서 북한 관련 연구를 시작해 북한사업을 뒷받침할 역량을 키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 연구가 본격화하면 전담 애널리스트도 지정해 투자전략의 전문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남한과 북한과 관계 개선으로 수혜를 볼 기업의 상장지수펀드(ETF) 모집까지 마쳤다. 5월31일 80억여 원을 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