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취약 신흥국가의 금융위기를 직면해도 글로벌 전체 경제문제로 번지지 않는 이상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내놓은 ‘국내 금융회사의 대외 위험노출액(익스포져)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3월 기준 전체 대외 위험노출액 2335억8천만 달러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국내 금융회사의 신흥국가 위험노출액은 견딜 수 있는 수준"

▲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취약 신흥국가 4곳과 남유럽 국가 4곳에 전체 위험노출액의 6.7% 정도를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이 위험노출액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전체 자산의 6.7% 수준이다. 2017년 말과 비교하면 3.6%(80억9천만 달러) 증가했다. 

대외 위험노출액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내준 외화대출과 외화 유가증권의 투자액에 외화 지급보증을 더한 것을 말한다. 

형태별 비중을 살펴보면 외화 유가증권 투자 48.3%, 외화대출 45.8%, 외화 지급보증 5.9% 순이다. 

외화 유가증권 투자액은 유럽 지역의 유가증권 등에 투자한 금액이 늘어난 영향으로 2017년 말보다 36억6천만 달러 증가했다. 외화대출액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빌려준 돈이 증가하면서 2017년 말보다 48억 달러 늘어났다.

금융회사의 위험노출액 비중을 권역별로 보면 은행 58.6% 보험 36.3%, 증권 4.7%, 여신전문금융사 0.4% 순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3월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취약 신흥국가 4곳에 위험노출액 132억 달러를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위험노출액의 5.6% 수준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남유럽 국가 4곳에 내준 위험노출액은 23억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위험노출액의 1% 정도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취약 신흥국가 4곳과 남유럽국가 4곳에 거래한 위험노출액은 전체 자산의 0.4% 정도로 이 국가들의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커지지 않는 이상 감내할 수 있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외 위험노출액이 한 국가에 쏠리는 등 위험요인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상황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