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추진되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시공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과 GS건설 등 베트남에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땅을 확보한 건설사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 방문을 통해 과거와 비교할 때 대한민국 건설사의 경쟁력이 베트남 현지기업보다 높지 않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베트남 건설사장은) 개발 부지를 확보한 건설사들에 유리한 시장”이라고 봤다.
베트남이 개발도상국가인 만큼 건설 기술력이 약해 해외 건설사들이 시공을 대부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실제로 자체 개발사업과 플랜트사업 등을 제외하면 베트남 현지기업들이 대부분 프로젝트의 시공을 맡고 있다.
현재 베트남 수도인 호치민 빈홈 센트럴파크에 들어서는 초고층빌딩 ‘랜드마크81’은 베트남 현지 기업 빈그룹의 자회사 빈홈이 건설하고 있다. 10년 전에 상당수의 주요 건축물을 해외 건설사들이 시공했던 것에서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시공경험을 쌓으면서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어 국내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로와 하수처리 공사에 집중했던 중견건설사들은 베트남에서 일감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베트남 법인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연구원은 “결국 개발용지를 확보한 건설사만이 베트남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우건설과 GS건설 등이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사 일감을 수주하기 녹록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땅을 보유한 건설사들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빌라와 아파트 분양사업 등을 진행하는 THT 개발사업과 관련해 하노이에 용지를 확보하고 있다. 용지 확보를 통한 개발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도 베트남의 뚜띠엠과 나베, 9군신도시 등에 1만2천 세대 이상의 빌라와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는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두 건설사가 보유한 개발부지 모두 앞으로 더 찾기 어려운 도심권 유력 부지라는 점과 대규모 개발부지라는 면에서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