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6-10 16: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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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들의 통화정책회의가 줄지어 열리는 가운데 국내 자본 유출의 가능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금리 역전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실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부진한 경제지표가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 세계 주요국, 금리 올리고 돈줄 옥죄는 긴축정책에 속도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12일~13일 열리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13~14일 개최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5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뉴시스>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움직임을 전망하는 가장 신뢰성 있는 수치 중 하나로 꼽히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는 6월 FOMC의 금리 인상 확률을 93.8%로 추산했다.
CNBC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의 종료를 알리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옥죄는 긴축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신흥국들 사이에서 자금 유출과 통화가치 급락 등 ‘6월 위기설’이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1.5~1.75%로 올린 뒤 아르헨티나 페소, 브라질 헤알,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신흥국들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통화가치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5월에 기준금리를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올렸지만 결국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터키 중앙은행도 4월 기준금리를 연 12.75%에서 13.5%로 인상했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역시 5월에 3년 만에 기준금리를 4.25%에서 4.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도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이런 우려들에 빗겨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한국 기준금리(1.5%)보다 높아졌다.
시장은 미국이 6월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고 그 이후 몇 차례나 더 금리를 인상할지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국은행 한 차례 금리 인상 유력,부진한 경제지표는 부담
한국은행은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7월이나 8월 가운데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만큼 7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고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실물지표가 좋아져 국내 경기가 4월 전망에서 예상했던 흐름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살펴보려면 시간이 더 지나야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와 생산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오히려 8월보다는 7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8월보다는 7월에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며 "7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경기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뒷받침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점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고려할 때 8월 한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은 유효하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국내 펀더멘탈 환경은 점차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실제로 6월 초 발표된 국내 경제지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를 뒷받침하지는 못했다”며 “고용 부진에 따른 소비 둔화의 우려, 신흥국 자본 유출 등 대외 불확실성의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지난해 수출이 워낙 호조를 보였던 데다 최근 주요국 통화에 대비해 원화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하반기 수출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설비 투자와 소매판매도 전월과 비교해봤을 때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둔화 추세이며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보다 1.5% 상승하는 데 그쳐 4월(1.6%)보다 둔화됐다.
강승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와 생산의 의구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경기 둔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적극적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