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3만 원대 요금제로 피처폰(3G) 가입자의 LTE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KT는 저가 요금제를 강화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을 줄이고 LTE 가입자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8일 “KT 최근 내놓은 3만 원대 요금제는 무제한 음성 제공에 웹서핑도 가능해 피처폰 가입자의 유입 효과가 클 것”이라며 전망했다.
KT는 5월30일 출시한 ‘LTE베이직’ 요금제는 월 3만3천 원에 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선택약정할인 25%까지 받으면 2만4750원에 이용할 수 있어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피처폰 가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처폰 가입자들은 대부분 1만 원에서 2만 원대 요금제를 사용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피처폰 가입자 수는 700만 명이 넘어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수의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KT의 피처폰 가입자는 꾸준히 약 23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T는 최근 피처폰 가입자를 LTE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피처폰 가입자들은 평균 요금이 낮아 매출을 견인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KT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올리려면 피처폰 가입자를 LTE로 유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무선사업에서 KT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은 3만2993원으로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낮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은 각각 3만3299원, 3만3355원이었다.
장기적으로 피처폰 가입자를 모두 LTE로 전환할 수 있다면 3G망을 유지해야 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2012년에도 2G 가입자를 3G로 유도해 사용자 수를 대폭 끌어내린 뒤 2G 서비스를 종료한 적이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2G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매년 700억 원가량의 2G 망 유지비용을 쓰고 있다”며 “2019년부터 5G를 상용화하려면 조 단위의 시설투자 비용이 드는 만큼 3G 망을 계속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LTE베이직 요금제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TE베이직 요금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강력하게 도입하려고 하는 보편요금제(월 2만원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 제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선택약정할인까지 받으면 월 이용요금이 2만 원대까지 떨어져 사실상 보편요금제와 비슷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은정 DB증권 연구원은 “KT는 ‘자발적 보편요금제’를 실행함으로써 보편요금제가 강제로 실현될 가능성을 한층 낮췄다”며 “이런 기조를 굳히기 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른 시일 내에 자발적 보편요금제를 실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입자 확대에도 LTE베이직이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의 비슷한 요금제에 비해 월등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모두 3만2980원에 데이터 300MB를 제공한다. KT의 새 요금제가 데이터를 3배 이상 주는 셈이다.
LTE베이직은 출시된 지 7일 만에 가입자가 2만5천 명을 넘어서며 초기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KT 관계자는 “LTE베이직은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일정수준 이상 사용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설계한 요금제”라며 “가격에 비해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이 높기 때문에 가입자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