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가 '가구공룡' 이케아로부터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케아 바로 맞은 편에 전통가구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중국에서 비슷한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한 사례가 있어 온라인시장 진출 확대 등 다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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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 |
13일 광명시에 따르면 이케아 맞은 편 광명디자인클러스터 부지 1만9835㎡(약 6000평)에 소상공인들이 입주할 할 수 있는 전통가구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최근 “이케아 건너편 부지에 경기 가구산업연합회가 전통가구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경기도와 광명시가 양해각서(MOU)를 맺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광명 디자인클러스터 부지는 이케아 광명점에서 도보로 불과 5분 거리다. 이 부지는 광명역 역세권 내에서 아직 유일하게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요지다. 하지만 지원시설용지로 설정돼 있어 상업용지로 용도변경이 필요하다.
광명시는 이 지역의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전통가구단지를 조성해 현대적인 북유럽풍 느낌의 이케아 가구에 맞서 소상공인들이 차별화한 전통가구를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광명시는 이달 말까지 경기도 가구산업연합회와 광명시 가구산업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 상황을 살핀 뒤 올해 상반기부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명시의 이런 조처를 두고 업계는 내심 반기면서도 걱정하고 있다. 이케아보다 특화된 가구 제품이 아니고서야 전통가구단지로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모으기가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를 찾은 소비자들이 평균 2시간 걸리는 쇼핑을 마친 뒤 전통가구단지를 찾을 지 의문”이라면서 “오프라인에만 투자하기보다 온라인 등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4년 전 먼저 진출한 중국 사례도 참고할 만 하다. 이케아는 2010년 중국 선양시에 개장한 뒤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영세 가구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중국 선양시는 이를 막기 위해 대형 유통단지를 구축하고 고급 가구상점들을 이케아 주변에 대거 유치했다. 대형 유통단지는 이케아에 맞서 토종 고급가구와 원스톱 서비스를 내세웠지만 아직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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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들로 붐비는 이케아 광명점(왼쪽)과 한산한 광명가구단지 |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선양시에서 실패한 전략을 되풀이하기보다 온라인몰 구축을 지원하는 등 다른 판매채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가구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이케아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그 결과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샘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1300억 원을 올려 전년보다 62% 가량 늘어났다.
현대리바트의 온라인 매출도 2013년 450억 원에서 지난해 550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2013년 같은 기간보다 신규 고객수가 46%, 매출이 69% 급증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8월 웹사이트를 개편해 모바일 구매 기능을 더하자 고객수와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