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출시 임박, 삼성전자에 호재될까  
▲ 팀 쿡 애플CEO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애플워치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애플의 첫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의 출시가 임박했다. 애플은 애플워치 관련 사용자환경을 강화하면서 유통망 점검에 나섰다.

애플워치가 출시되면 웨어러블 시장 1인자 삼성전자는 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애플워치가 오히려 삼성전자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애플워치의 핵심부품을 수주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삼성전자에 있어 호재라는 것이다.

◆ 애플워치, 이르면 3월 출시 전망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8.2’의 네 번째 개발자용 베타버전을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IT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12일 보도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이 버전에 애플워치용 애플리케이션(앱)과 알림 등을 개발할 수 있는 ‘워치킷 개발자 도구’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투스 설정 메뉴에도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연동하는 방법과 함께 애플이 곧 애플워치용 앱을 발표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최근 애플워치 출시가 임박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다음달 애플워치 판매에 앞서 직원교육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애플은 다음달 9일부터 16일까지 애플 소매점인 애플 스토어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애플워치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교육장소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나 텍사스주 오스틴 지사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직원 교육을 마친 뒤 3월부터 애플워치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젤라 아렌츠 애플 소매부문 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세계 애플 스토어 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애플워치는 중국 설 명절(2월19일) 이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애플워치 부품 생산 맡을 듯

애플워치 출시가 라이벌 삼성전자에 있어 악재만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애플이 애플워치의 핵심부품을 만드는 업체로 삼성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애플이 애플워치에 탑재될 ‘S1’ 프로세서의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를 선정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애플워치 출시 임박, 삼성전자에 호재될까  
▲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워치 '삼성 기어S'
디지타임즈는 “애플이 삼성전자에 28나노 공정이 적용된 S1 프로세서를 주문했다”며 “규모는 12인치 반도체 웨이퍼 기준 3천~4천 장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생산을 맡는다고 알려진 S1 프로세서는 기기의 ‘두뇌’ 역할을 맡는 핵심부품이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변 칩들과 ‘S1 시스템인패키지(SiP)’를 구성한다.

애플워치는 무엇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시스템LSI사업부가 적자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로 애플 파운드리(위탁생산) 물량을 대만의 TSMC로 뺏겼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워치 생산물량은 많지 않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다시 협력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2세대 애플워치와 아이폰7 등 앞으로 출시된 신제품에도 삼성전자 부품이 탑재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웨어러블 시장, 애플 덕에 올해 본격화한다

애플워치 출시로 성장이 지지부진한 스마트워치 시장은 올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존 레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기기는 틈새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애플이 이미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던 태블릿PC시장에서 아이패드를 성공시켰다는 점을 거론하며 “신제품을 시장화하는 데 애플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가 출시될 경우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의 독보적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3.6%다. 이 점유율은 애플처럼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무주공산’에서 기록한 것인 만큼 올해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스마트워치 시장의 전체적 파이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점유율 하락이 상쇄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컨설팅그룹 IBB의 제퍼슨 왕 컨설턴트는 “애플의 시장 진출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애플 때문에 소비자들은 웨어러블 기기를 생소한 틈새기기가 아닌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는 기기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는 2013년 100만 대였던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지난해 700만 대를 거쳐 올해 약 280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