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인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시작한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연구기관, 바이오텍과 신약을 개발하는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상업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사업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를 동시에 하는 것을 말한다.
바이오의약품은 고분자 단백질로 이뤄져 있는데 이런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치료 물질의 DNA를 지닌 세포의 대량 배양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은 DNA를 숙주세포 내부로 침투시켜 무한히 증식하는 세포인 ‘세포주’를 만들고 이 세포주를 적절한 제법과 환경 속에서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위탁생산은 세포주를 주문사로부터 받은 다음 이를 대량으로 배양해 바이오의약품을 만드는 사업이다.
반면 위탁개발은 치료제의 DNA만 받은 다음 자체적으로 최적화된 세포주를 만들고 이 세포주에 맞는 최적의 과정을 갖춘 공정을 설계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까지 ‘턴키’로 생산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위탁개발이 위탁생산보다 좀 더 개발에 깊이 참여한 방식이고 수익성도 월등히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시장규모도 크다.
LEK컨설팅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글로벌 동물세포 기반 바이오의약품시장 규모는 55억 달러인데 이 가운데 위탁개발생산이 절반가량인 23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23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위탁생산과 위탁개발의 비중은 엇비슷하다고 한다.
위탁생산과 위탁개발을 동시에 하는 기업으로는 스위스의 다국적제약사 론자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위탁생산을 넘어 지난해부터 위탁개발사업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 준공에 따라 총 36만 리터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됐는데 시장이 큰 위탁개발분야에서 수주를 늘려야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바이오USA에서도 위탁개발 수주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위탁개발생산사업 진출은 공장가동률 높이기가 목적이 아니다.
셀트리온은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총 14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완전가동 상태다.
셀트리온은 위탁개발생산사업 진출을 통해 외부로부터 신약을 들고오려고 한다. 위탁개발생산사업을 외부의 신약을 사오는 ‘기술 이전’의 통로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지만 신약 개발이 최종 목적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여러 차례 셀트리온을 신약 개발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해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018 바이오USA에서 위탁개발생산사업을 홍보하면서 잠재적 파트너 후보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위탁개발생산를 비롯한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신약 후보군을 확장해 글로벌 바이오 제약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