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올해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KDB산업은행은 기업 3700곳(대기업 849곳, 중견기업 1066곳, 중소기업 1785곳)의 2017년 설비 투자액과 향후 설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2018년 설비 투자가 197조8천억 원으로 2017년보다 4.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기업 설비투자 늘 듯, 산업은행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종 편중"

▲ KDB산업은행이 2018년 설비투자액을 2017년보다 4.2% 많은 197조8천억 원으로 31일 전망했다. 사진은 국내 한 반도체공장의 모습.


산업은행이 내놓은 ‘2018년 설비 투자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분야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전체 설비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업종 기업들은 2018년에 35조6천억 원을 설비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 37조7천억 원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이지만 지난해 메모리반도체의 수출 호조로 늘어난 설비 투자가 2018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돼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업종 기업들은 22조1천억 원을 설비에 투자해 2017년 20조2천억 원보다 9.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올레드(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제품 중심으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업종 기업도 11조 원을 투자해 2017년 9조8천억 원보다 1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에 관련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을 살펴보면 전기가스와 통신업종 기업들이 설비투자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가스업종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있고 통신사들도 하반기에 5세대이동통신(5G)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규모별로 2018년 설비 투자액과 증감폭을 살펴보면 대기업 158조3천억 원(5.2%), 중견기업 17조5천억 원(-2.8%), 중소기업 22조 원(3.3%)이다.

산업은행은 특정 업종에만 설비투자가 몰리는 현상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종이 전체 설비투자액의 29.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서버와 모바일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도 길어지고 있어 투자가 단기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디스플레이는 중국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LCD의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선호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종의 투자 편중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투자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경기가 둔화될 때 대체할 수 있는 주도산업을 찾고 유관업종으로 온기를 퍼뜨려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