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해상유전 개발 관련한 장기계약을 따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아람코와 함께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현대중공업이 향후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
28일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매체 업스트림에 따르면 아람코가 6월6일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장기계약 입찰을 마감한다.
업스트림은 이번 입찰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아랍에미리트의 시추생산설비 제작회사 람프렐, 중국해양석유총공사(COOEC), 글로벌 엔지니어링회사 테크닙FMC 등 8곳이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과 람프렐은 이번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람프렐은 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함께 합작 조선소 IMIC(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mpany)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 지분은 아람코 50.1%, 람프렐 20%, 바흐리 19.9%, 현대중공업 10%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IMIC를 발판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에 참여해 여러 부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람코가 이번에 진행하는 해상유전 개발 장기계약을 확보한다면 그 가능성이 더욱 밝아진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합자 조선소 건설에 투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선사업 관련 기술도 지원해주고 있는 만큼 장기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일감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에서 아람코의 해상유전 개발 장기계약은 안정적으로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업스트림에 따르면 아람코는 앞으로 10년 동안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 등에 3천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우리 돈으로 322조35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예전에 아람코와 해상유전 개발 장기계약을 맺었던 기존 5곳의 회사들은 지난 2년 동안 60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아람코로부터 회사 한 곳당 평균 12억 달러의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상선부문 전체에서 47억 달러, 해양부문에서 총 2억6400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매우 크다.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의 해상유전 개발과 관련해 장기계약을 맺게 된다면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갖추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업황 악화에 따라 최근 4년 동안 단 한 건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했고 상선부문 수주도 부진해 몇 년 동안 매출이 계속 줄고 있는데 이런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