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5-25 11: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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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해외 판매전략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었는데 미국에서 수입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물릴 가능성이 생기면서 중국시장을 중심에 놓고 판매전략을 다시 짤 가능성이 제기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 확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대표적 정책이 현대차와 제네시스 딜러 분리다.
현대차는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에 미국에서 제네시스 중형 세단 G70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G70은 미국 고급차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중형 차급으로 제네시스의 미국 점유율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한다.
특히 현대차는 제네시스 딜러를 독립한 뒤 G70을 투입함으로써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최대 25%까지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전략에 변수가 생겼다.
현대차는 미국에 수출하는 제네시스 차량을 전량 울산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현재 미국에 차량을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수입 승용차, 트럭, 자동차 부품 등에 무역확정법 232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면 수입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다.
이 법을 적용하면 수입 제품에 최대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가 중국을 중심으로 제네시스 해외 판매를 늘리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수입차 관세 장벽을 낮추고 있다.
중국은 7월1일부터 수입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수입 자동차 부품 관세를 기존 평균 10%에서 6%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제네시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현대차는 중국 판매환경이 달라지면서 3월부터 제네시스 중국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했다.
현대차는 애초 2019년 중국에 제네시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수입차 관세정책 변화로 현대차는 이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 설치가 가시화하면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대중차 회사들은 높은 수입 관세 탓에 현지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관세 인하로 얻을 수 있는 직접적 수혜는 유럽 고급차 브랜드에 집중될 것”이라며 “다만 현대차가 제네시스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조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엇갈린 관세정책은 한국 자동차산업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직접적 수혜를 볼 가능성이 낮고 미국에서는 우려 요인이 크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