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을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차별화 요소로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현석 사장은 삼성전자 가전사업 전략을 놓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사업에서 경쟁사들과 상황이 다르다"며 "선발주자인지 후발주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물인터넷 관련사업에 뛰어든 것이 구글이나 아마존 등 경쟁기업과 비교해 늦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응한 것이다.
김 사장은 "인터넷업체들은 검색이나 쇼핑서비스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다른 사업분야를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이 콘텐츠사업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시너지를 노리기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가전제품 등 삼성전자 하드웨어의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구글과 아마존은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저가에 판매해 사용자 기반을 넓힌 뒤 이를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TV 등에 연동해 동영상과 음악, 광고 등 콘텐츠에서 수익을 내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김 사장은 "왜 모든 사람들이 인공지능 스피커에 집중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미 비슷한 형태의 스피커가 세상에 5억 개는 보급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을 뒤따라 올해 하반기에 음성으로 사물인터넷 가전제품을 동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물인터넷사업 전략의 중심에 두지 않겠다는 목표를 확실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출시되는 모든 가전제품에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를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실상 모든 제품이 인공지능 스피커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IT기업과 달리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면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빅스비 인공지능 서비스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개발 기간이 길지 않았던 탓에 구글 등 경쟁사 서비스보다 음성인식 기능이나 활용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와 함께 공개하는 새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2.0'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빅스비 새 버전은 이전보다 음성 기능과 활용성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편의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지가 성공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