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마무리되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도시바메모리를 포함한 경쟁사의 적극적 사업 확대로 거센 추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1일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마무리되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업계의 과점체제에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업체들 사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 이르면 6월 초 자금 거래와 지분 이동 등 인수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브스는 도시바메모리가 대규모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의 가동 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우면서 협력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더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해 반도체사업에서 협업의 기회를 찾게 된 한편 중국 반도체기업들도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에 더 힘을 실을 공산이 크다.
포브스는 "낸드플래시산업에서 과점체제가 자리잡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마무리된 뒤 주요 경쟁업체의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도시바메모리가 생산 투자에 차질을 겪고 사업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데 고전하는 틈을 타 독주체제를 더욱 강화했다.
도시바메모리와 기술 개발 및 생산에 협력하는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한 SK하이닉스도 인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만큼 반도체 투자에 다소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도시바메모리가 베인캐피털에 인수돼 운영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고 다른 반도체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면서 삼성전자는 거센 추격에 직면하게 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시바는 낸드플래시사업에서 기술적으로 삼성전자의 유일한 경쟁 상대로 판단된다"며 "도시바의 투자계획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도시바메모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낸드플래시업황에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반도체기업들의 전략적 행보가 이전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 투자를 대체로 줄이는 흐름을 보였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산 투자를 대폭 확대하거나 새로운 업체들이 경쟁에 진입할 가능성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애플과 델, SK하이닉스와 하드디스크업체 시게이트가 도시바메모리 인수 참여를 계기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