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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50달러 선 붕괴는 5년8개월 만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호재라고 밝혔다.
유가하락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 의견이지만 지금은 세계경제 둔화의 그늘이 깊다. 러시아 브라질 등 산유국 위기가 번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하락에 큰 타격을 입는 정유화학업종의 피해도 크다.
6일 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배럴당 48.08달러로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47.93달러로 50달러 선이 붕괴됐다.
최근 국제유가는 60달러 선이 붕괴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50달러 선이 무너질 정도로 하락세가 가파르다.
국제유가 하락세는 우리나라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4% 하락한 1882.45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880선이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신흥국에 대한 불안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외국인들은 6일 증시에서 33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2월10일부터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은 3조86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유가하락으로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화학·조선업종의 피해가 크다. 조선업 대장주인 현대중공업은 3일 동안 주가가 10.87%나 하락했고 SK이노베이션은 6.58%, 롯데케미칼은 8.75%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심리적 저항선인 50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초 올해 2분기에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1분기 안에 40달러 선에 닿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극단적인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이 산유국간 경쟁이 벌어진 1985~1986년과 유사하다”며 “그때 사례가 반복되는 극단적인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긍정적 전망으로 경제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가하락은 우리 경제에 호재”라며 “국제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있지만 최근 유가하락은 공급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수요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낳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5일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하락이 단순히 공급 때문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하락의 원인은 세계경기 부진”이라고 분석했다. 신흥국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늘어나는 공급량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기관이 7일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공급요인에 따라 10% 하락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16%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요부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에 경제성장률은 0.02%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