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그룹 차원의 노조 와해 의혹이 확산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화 의지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삼성 임원이 노조 와해 혐의로 구속된 것은 그동안 기업 문화 개선과 개혁 의지를 강조하던 삼성에 새로운 의문을 남긴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그룹 차원의 지시를 받아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에 실무를 책임졌다는 혐의로 15일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를 구속한 뒤 조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항소심에서 석방 뒤 기업 문화 개선을 약속했던 이 부회장이 이번 구속사태로 한 방을 먹은 셈"이라며 "삼성의 황제적 경영체제를 바꿔내겠다고 했지만 새 위기를 맞았다"고 바라봤다.
삼성은 노조 활동을 막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들에 구체적 지침을 내리며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시대착오적 방식으로 노조를 대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이 전 세계에서 상위 전자브랜드로 좋은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안마당인 한국에서는 여러 의혹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고 파악했다.
네덜란드 연기금(APG)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삼성은 아직 노동자를 인적 자본이 아닌 비용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노동자와 관계 개선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연기금은 "우리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노동환경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이 부회장 시대에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네덜란드 연기금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그동안 재벌총수의 결정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삼성전자의 경영체계는 21세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힌 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