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투자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0일 “롯데케미칼이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투자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비용과 비교해 얻어갈 수 있는 유무형의 장점이 더 크다”고 바라봤다.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에 2조7천억 원을 투자해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짓기로 했다.
HPC는 나프타 분해설비(NCC)와 달리 원유 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원료로 폴리에틸렌(PE)과 폴리올레핀(PO)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HPC는 나프타분해설비보다 투입 원재료의 원가가 싸다. 나프타분해설비는 원재료로 나프타만 사용하는데 HPC는 나프타보다 싼 중질유분 등을 혼용하기 때문이다.
투자 시점도 적절한 것으로 평가됐다.
노 연구원은 “HPC의 예상 가동시점은 2022년 전후로 예상된다”며 “2020년부터 북미에서 에탄 분해설비(ECC) 증설 효과가 끝나고 중국에서 나프타 분해설비 증설도 불확실해 에틸렌 공급이 부족해져 예상 가동시점도 적절하다”고 바라봤다.
롯데케미칼은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투자를 통해 서로 무형적 이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 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는 설비운영 노하우와 국내외 영업네트워크 공유 등 무형적 이익을 볼 수 있다”며 “롯데케미칼도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으로 고부가 다운스트림 확장을 위한 기초유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파악했다.
HPC가 완전 가동되면 현대케미칼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2천억 원, 5천 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감가상각비용 등을 고려해 5~6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롯데케미칼 실적은 현대케미칼의 실적이 지분법으로 반영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