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종이 대신 디지털문서를 사용하는 '페이퍼 리스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면서 은행 시스템의 디지털화에 앞서 나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태블릿PC를 활용한 상담 플랫폼인 ‘쏠깃(SOL kit)’을 구축해 은행창구에 종이 대신 태블릿PC를 비치하고 고객 신청서와 안내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700여 개의 모든 영업점에서 신청서를 비롯한 안내장, 스크랩북 등을 모두 디지털문서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상담자료는 고객에게 카카오톡 등 모바일로 전송한다.
다른 은행들이 거래 신청서 서명 등 간단한 작업만 디지털기기로 하고 아직 전 영업점에서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것에 이르지는 못한 것과 비교하면 신한은행이 가장 빠르게 디지털 환경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 등 상품내용이 달라지면 기존 안내서 등 종이문서는 모조리 버려야 했다”며 “페이퍼리스를 시작한 뒤 그러한 낭비가 줄고 변경사항을 반영하기도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쏠깃'을 통해 어느 지점에서나 동일하게 양질의 상담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시중 은행들도 페이퍼리스에 동참해 창구업무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문서 디지털화를 넘어 신한은행처럼 전면 디지털화를 위해 관련 업무를 정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6월까지 시스템을 마련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페이퍼 리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50개 영업점에서 디지털로 창구업무를 하고 있고 2018년 말까지 모든 영업점을 디지털 창구로 만들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2018년 안으로 전자문서 시스템을 모든 창구에 적용해 개인은 물론 기업고객을 상대할 때도 전자문서를 전면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지방은행 가운데는 광주은행이 가장 먼저 4월부터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DGB대구은행이 그 뒤를 이어 4월부터 창구 전자문서 시스템을 구축해 2019년 초 전 영업점을 종이 없는 창구로 운영하기로 했다. 수신문서 70여 종, 여신문서 25여 종, 외환·카드 문서 121여 종을 모두 전자문서로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종이 없는 사회 만들기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은행권의 페이퍼 리스 확산을 더 촉진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2월 ‘제9회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열고 2021년까지 6천억 원 규모의 전자문서 시장을 키우고 종이를 절약해 1조1천억 원어치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금융권에서 전자문서와 종이문서를 이중으로 보관하던 관행도 없애도록 명확한 법 규정으로 종이문서를 따로 보유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
종이통장은 금융감독원의 방침에 따라 이미 고객이 별도로 요청하지 않는 한 발급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9월부터 ‘종이통장 미발행 혁신과제 2단계 방안’을 통해 종이통장 대신 인터넷과 모바일 통장만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2020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종이통장 발행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