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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LG전자가 LG그룹 맏형으로서 힘을 좀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새해에도 주가하락이 이어지면서 LG그룹 안에서 시가총액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가하락의 원인은 실적에 있다. 지난해 초까지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던 스마트폰사업이 본궤도에 접어들자 이제 TV사업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수익성과 미래성장동력을 모두 확보하자며 임직원들에게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 새해에도 힘 못내는 LG전자 주가
2일 LG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00원(0.51%) 내린 5만8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LG전자 주가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채 약세가 지속됐다. 8월 초 8만 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며 현재 5만 원대까지 밀렸다. 지난달 18일 52주 최저가인 5만8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LG전자의 그룹 내 시가총액 순위도 떨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LG전자의 시총은 9조6224억 원으로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지주사 LG, LG생활건강에 이어 그룹 순위 5위에 해당한다. LG전자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그룹 내 4위를 지켰지만 LG생활건강에 역전을 허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그룹 내 매출비중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그룹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LG그룹 56개 계열사의 총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116조5천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LG전자 매출은 약 58조1400억 원으로 비중이 49.9%나 된다.
◆ 실적 우려가 주가 발목 잡아
LG전자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적 때문이다.
2일 교보증권은 LG전자의 2014년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지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TV 경쟁 심화와 신흥국 수요 부진 탓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에 차질에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LCD 패널가격 강세 영향으로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2647억 원으로 예상했다. 직전분기보다 43%나 감소한 금액이다.
다른 국내 증권사들도 LG전자의 캐시카우였던 TV사업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등 7개 증권사가 지난달 LG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LG전자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4분기 적자전환을 우려하는 시각이 일부에서 제기되지만 증권가는 대체로 흑자를 점친다.
최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판매와 수익성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29일 “MC사업본부는 4분기까지 세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 기점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2천만 대를 넘어서면서 선순환구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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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지난해 9월 말 출시한 300만원대 55인치 올레드 TV는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판매 1천 대를 돌파했다. |
◆ 구본준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다 잡자”
LG전자 수장인 구본준 부회장도 현재 LG전자가 처한 상황을 위기로 진단한다.
구 부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선진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가 확산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목표는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실현하고 미래사업의 기회를 확보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려면 선행적 준비, 실행과 협업, 시너지 확대, 정도경영 준수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구 부회장이 준비를 강조한 것은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상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LG전자의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에 중국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들면서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에 필요한 것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G3을 잇는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내놔야 하고 LG전자가 미래 TV시장을 선도하겠다며 내놓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TV를 안착해야 한다.
사업부 사이의 시너지 확대 주문은 미래사업 발굴 및 육성과 관련이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홈과 자동차 부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 조직 간 벽을 허무는 전사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구 부회장은 “항상 열린 마음으로 전사적 협업의 시너지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전사 곳곳의 성공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내재화하고, 조직과 직급의 경계 없이 활발한 소통을 벌여 시장과 고객에 대한 통찰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