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사장이 신소재 섬유인 스판덱스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스판덱스는 효성이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야인데 증설로 입지를 더 굳건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신소재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효성을 이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
◆ 효성, 스판덱스 1위 지킨다
효성은 올해 초까지 중국 광동사업장의 스판덱스 생산량을 1만 톤(t) 증설해 총 8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2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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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사장 |
효성은 “중국시장에서 스판덱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안정적 공급과 급성장하는 기저귀 및 스포츠, 레저용 의류시장 선점을 위해 증설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판덱스는 일반 고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나고 복원력도 우수한 고부가가치 신소재 섬유다. 신축성이 좋아 속옷과 수영복, 청바지 등 의류와 기저귀 및 산업용 의류 등에 널리 사용된다.
효성은 1992년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 독자개발에 성공한 뒤 ‘크레오라’라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일본 기업에 비해 후발주자였으나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5년 전부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이 중국설비를 증설하면서 글로벌 스판덱스 생산량은 19만 톤으로 늘어난다. 현재 효성의 점유율은 30% 수준인데 이번 증설 결정에 따라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의 섬유 사업을 책임지는 인물은 조현준 사장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효성에서 섬유PG(Performance Group)장을 맡고 있다.
조 사장은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 스판덱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스판덱스 공급을 늘리는 한편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지역은 물론 브라질과 터키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미주 및 유럽지역에 대한 투자와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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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광동에 위치한 효성 스판덱스공장 <효성그룹> |
◆ 탄소섬유사업도 글로벌 1위 야심
조 사장이 공들이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은 ‘꿈의 소재’라 불리는 탄소섬유다.
탄소섬유는 원사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다. 철과 비교해 무게가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 이상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대표적 미래 신소재로 꼽힌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 강하다는 특징 때문에 활용도가 대단히 높다. 우주 및 항공 산업을 비롯해 방위, 자동차, 선박, 스포츠, 의학 등 다방면에서 이용될 수 있다.
탄소섬유산업은 매년 12%의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2030년 시장규모가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은 2011년 탄소섬유 독자 개발에 성공해 지난해 5월부터 전주공장에서 ‘탄섬(TANSOME)’이란 브랜드 이름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2천 톤 정도로 미국과 일본업체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효성은 지난해 열린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2020년까지 탄소섬유사업에 1조2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1만4천 톤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현준 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서 “효성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첨단 소재기술 및 솔루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선보여 창조경제 구현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효성을 첨단 미래소재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