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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팬택 사장 |
팬택이 우울하게 2015년을 맞게 됐다. 2014년 안에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팬택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주인 찾기를 계속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생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우세하다.
◆ 2015년으로 넘어간 팬택 매각
31일 팬택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에 따르면 팬택을 인수하겠다는 후보를 아직 찾지 못했다.
법원과 삼정회계법인은 2014년 12월5일 열린 제1차 관계인 집회에서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12월 안에 인수의향자를 찾고 늦어도 2015년 3월까지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팬택은 그러나 여러 투자자들을 접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후보자 물색 작업은 2015년 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팬택은 2016년 2월까지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팬택은 2014년 8월19일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는데 이날부터 1년 안에 회생계획안이 가결된다. 필요한 경우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1차 매각 당시 팬택 인수에 의향을 보였던 기업들은 1조 원에 이르는 높은 부채에 부담을 느껴 본입찰 참가를 포기했다. 팬택 임직원 1500여명 명의 고용 문제도 쉽게 떠안기 힘든 부분이었다.
일부 해외업체들은 팬택이 보유한 특허권과 브랜드 등만 따로 떼어내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팬택은 분할매각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 1월 팬택 운명 판가름 날 듯
팬택은 1차 매각 때보다 몸값을 낮춰 계속 투자자 찾기에 나서려고 한다. 최근 스마트폰 출고가를 크게 낮춘 덕에 재고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회사 운영자금에도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팬택이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팬택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고려하면 3월, 재고물량을 모두 처분한다고 해도 2015년 상반기까지밖에 버티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팬택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매각이지만 기업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인수후보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뒤 팬택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경쟁업체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팬택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이 결국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정회계법인이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팬택의 청산가치(1504억 원)는 계속기업가치(1114억 원)보다 높다.
팬택과 법원, 채권단 등은 1월 중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이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팬택 매각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회사를 청산할 것인지 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