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정규직 전환 시점과 관련해 재정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시기와 도로공사 경영에 끼칠 영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강래, 도로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어떻게 풀어낼까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3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비정규직 외부용역 노동자와 다투고 있는 소송이 마무리되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소송 문제를 정리해야 고용문제를 풀 수 있다”며 “현재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데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에 걸려있는 비정규직 외부용역 노동자의 통상임금과 손해배상소송 규모만 수천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9천 명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97.9%를 외부용역으로 채용하고 있다.

안전순찰과 요금수납 업무 등은 상시적 업무에 해당하는데 이를 외부용역으로 돌리면서 노동자들이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처우에는 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도로공사는 안전순찰 외부용역 노동자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과 고속도로 요금수납원 차별임금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계속 졌다.

법원은 안전순찰 통상임금 소송 2심 판결에서 “외부용역 안전순찰원에게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한 통상임금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요금수납원 업무를 놓고는 “요금수납 업무는 상시적이고 지속적 업무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각각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상 안전순찰원과 요금수납원 등 외부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근거가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재정적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2017년 말 기준 한국도로공사 매출은 3조6100억 원이고 부채비율은 81.91%다. 

많은 공기업이 200%가 넘는 부채비율을 지니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도로공사 재무구조는 견고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부채비율이 306.91%고 한국가스공사 부채비율은 306.82%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사업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도로사업 수입은 2012년 3조5838억 원에서 2015년 4조 원을 넘긴 뒤 2016년 4조5599억 원까지 늘었다.

전체 매출도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6조 원 후반대의 매출을 냈는데 2014년 매출 수준이 7조 원 규모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매출 8조1590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