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두산밥캣에 남아있는 오버행 가능성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를 놓고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린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의 주택시장 호조에 힘입어 성장할 것”이라며 “하지만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기 힘들다”고 바라봤다.
오버행은 시장에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대량의 매각물량 주식을 말한다.
두산밥캣은 2018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703억 원, 영업이익 943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11.3% 늘었다.
지역별 매출도 모두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미국 매출은 2017년 1분기보다 12.5% 증가했고 유럽 매출은 46.4% 늘었다. 아시아 매출도 30.4% 늘어났다.
실적이 계속 늘고 있지만 두산밥캣의 성장세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두산밥캣 주가는 27일 3만1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3개월 전인 1월26일 종가 3만6800원에서 14.26%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7년 4월27일 두산밥캣 주식 종가는 3만8800원이었다.
오버행 가능성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밥캣 주식을 꾸준히 매각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11월 두산밥캣을 상장하면서 보유지분 가운데 일부를 팔아 자금을 조달했다. 2017년 12월에도 두산밥캣 보유지분 400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1348억 원을 확보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애초 두산밥캣 지분을 각각 66.56%, 11.84% 보유하고 있었는데 현재 지분비율은 55.34%와 10.55%까지 낮아졌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차입금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두산밥캣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장은 우려한다.
그러나 두산밥캣 주식이 대량으로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주식 대부분이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돼 있는 상황에서 실제 매각 가능한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모두 5건의 두산밥캣 주식담보계약을 맺어 주식의 45.23%를 담보로 제공했다.
두산엔진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0건의 주식담보계약을 맺었다. 담보로 제공된 두산밥캣 주식은 8.32%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두산밥캣 전체 주식의 53.53%로 절반이 넘는다.
홍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두산밥캣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만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두산밥캣의 오버행 리스크는 당분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