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시리즈 3편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가 개봉과 함께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흥행의 이면에 CJ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가 스크린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진다.
▲ 서정 CJCGV 대표이사(왼쪽부터),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이사, 김진선 메가박스 대표이사. |
이들은 최근 수익성 악화를 내세워 줄줄이 관람료를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개봉 이틀 만에 누적 관객 수 157만6354명을 모았다.
개봉 첫날 98만 명을 모은 점에 비춰 이날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있는 ‘그날, 바다’를 제외하면 당분간 이렇다 할 경쟁작이 개봉하지 않는다는 점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흥행몰이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그날, 바다는 26일 기준 누적 관객 수 43만 명을 모았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개봉 전부터 영화관 요금 인상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오역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천만영화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볼 수밖에 없는 영화관 산업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온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상영관 수는 모두 2393개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CJ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이 영화에 각각 978개, 773개, 577개의 상영관을 배정했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상영횟수는 전체 상영횟수(1만5675회)의 73%에 이른다. 매출액 점유율도 94%를 웃돈다.
같은 날 개봉한 ‘살인소설’ ‘당갈’ 등 다른 영화를 보고 싶어도 원하는 시간대, 장소에서 상영하지 않아 볼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살인소설, 당갈 등 영화의 상영시간표는 아침 일찍 또는 심야시간대에 몰려있다.
CJCGV 등 영화관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이런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시장논리’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개봉 전부터 예매 관객 수 100만 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예고한 만큼 많은 상영관을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관 회사들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흥행으로 2분기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사례로 볼 때 티켓 가격 인상이 극장 수요를 위축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며 “오히려 볼거리(영화 콘텐츠)가 훨씬 중요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추가적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영화관 회사들의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가 대규모 흥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영화관 사업자들은 2분기 기존 추정치보다 두자릿수 이상 높은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관람료 1천 원이 오르면 영화진흥기금(약 3%), 부가가치세(약 9%)을 제외하고 평균 티켓가격(AT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0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영화관 회사들의 순이익도 기존 추정치보다 약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CJ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11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영화관람료를 인상하면서 “인건비와 임차료, 시설 투자비 등 비용 증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요금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과점 사업자인 데다 흥행을 보증하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개봉을 앞둔 점 등이 요금 인상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계청의 경제총조사를 바탕으로 최근 발표한 ‘2015년 기준 시장구조조사’에 따르면 영화관사업은 독과점 구조 유지산업 91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이란 5년 연속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사업자의 점유율 합이 75% 이상인 산업을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