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다양한 업체와 협력해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확대하고 리스사업에 전기차를 도입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적을 끌어올리고 현대자동차의 물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차량공유 플랫폼 ‘딜카’를 통해 다양한 중소렌터카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전기차 등 새로운 사업분야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017년 실적이 2016년보다 소폭 줄어들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새로운 사업영역과 협력대상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2017년 영업이익 3236억 원, 순이익 2999억 원을 거뒀다. 2016년보다 영업이익은 5.8%, 순이익은 0.3% 줄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이 공을 들이고 있는 새 사업으로 차량공유 플랫폼 ‘딜카’를 꼽을 수 있다.
딜카는 렌터카기업의 차량을 이용객과 연결하는 차량공유(카셰어링)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2017년 9월부터 서비스가 시행됐다.
차량공유 서비스가 보통은 업체가 보유한 자동차를 대여해주는 것과 달리 딜카는 다른 렌터카기업과 연계해 중개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캐피탈은 딜카를 통해 다양한 중소렌터카회사와 손잡는 시도를 하고 있다. 3월까지 모두 160여 곳 중소렌터카회사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중소렌터카의 여유차량을 딜카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회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딜카는 전국으로 서비스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2월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창원, 춘천, 원주, 포항 등 전국 16개 지역에서도 대여차량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차량공유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딜카는 현대캐피탈에 중요한 수익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차량공유시장은 2014년도부터 이용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해 2017년 48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도보다 370.6% 급증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대차 할부판매 물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이 중소렌터카와 협력관계를 넓히는 점은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25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간담회에서 현대캐피탈이 그룹계열사 거래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자본 위험관리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수소전기차 넥쏘를 위한 전용 리스상품도 17일 내놨다.
전기차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넥쏘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나흘만에 1천 대가 넘게 팔리면서 목표 판매량의 3분의1을 넘은 만큼 전기차와 사업연계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수소전기차는 가격이 비싸고 아직 중고차 시세도 형성되지 않아 구매하기 부담스럽다”며 “리스상품으로 수소전기차 이용자 수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그린카 발표에 따르면 전기차 차량공유서비스 이용률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그린카 전기차 이용자 수는 2016년보다 63.8%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린카는 2014년 7월부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전기차를 차량공유서비스에 활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 뿐 아니라 신용카드사 등도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라 현대캐피탈의 그룹계열사 거래 의존도를 지적한 만큼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