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공장근무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렉스턴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활기에 가득찼다. 사진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에서 로봇이 차체를 용접하는 모습. |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됐다.” “렉스턴스포츠의 인기에 일이 늘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25일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을 찾았다. 완연한 봄기운처럼 평택 공장에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쌍용차가 30년 만에 생산 현장의 근무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쌍용차 공장 근무자들은 4월2일부터 ‘주간 연속 2교대’로 일한다. 주간조는 아침 7시까지 출근해 오후 3시40까지, 야간조는 오후 3시40분부터 1시간 추가근무까지 더해 새벽 1시30분까지 일한다.
종전의 ‘주야 2교대’ 근무는 밤낮이 뒤바뀌는 방식이라 체력적 부담이 컸다. 주간조는 8시30분에 출근해서 3시간 추가 근무를 포함해 9시에 퇴근했다.
야간조는 저녁 9시에 출근해 추가 근무 1시간 30분을 더해 오전 7시30분에 일을 마쳤다. 꼬박 밤을 새는 것이다.
조병호 차체2팀 기술수석은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무쏘 등을 생산할 때 주야 2교대 근무를 오래 했는데 심야근무가 정말 힘들었다”며 “주간 연속 2교대 근무로 여가가 생겨서 운동이나 요리를 배울 수 있게 되는 등 삶의 질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침에 발맞추고 근로자의 삶의 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근무형태를 바꿨다. 2016년부터 노조와 근무형태 변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40여 차례의 실무회의와 6차례의 노사대표자 협의를 거쳤다.
쌍용차는 근무형태 변경으로 인력 배치에 유연성을 확보했고 효과적 작업시간 관리도 가능하게 된 만큼 경영 효율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G4 렉스턴과 렉스턴스포츠를 생산하는 조립라인은 근무형태 변경으로 연간 1만 대 이상 생산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생산라인 전체적으로 7.6%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출시된 렉스턴스포츠의 인기도 공장에 활기를 더했다.
렉스턴스포츠는 중형 SUV로 분류되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으로 현재 2만 대가 넘는 누적 계약고를 올렸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의 인기에 힘입어 3월 완성차 국내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렉스턴스포츠는 현재 1만 대 정도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라며 “지금 주문하면 석 달 뒤에나 렉스턴스포츠를 받을 수 있다”고 렉스턴스포츠의 인기를 전했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를 1시간에 최대 25대 생산할 수 있다. 용접을 100% 자동화하고 공정 수를 줄여 생산성을 높였다. 이번 근무형태 변경도 생산능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됐다.
신희균 기술선임은 “주간 연속 2교대로 바뀌면서 조립3라인의 하루 생산량이 230여 대에서 270여 대로 늘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조립3라인에서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코란도스포츠를 혼류생산하고 있다. 혼류생산은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여러 가지 차종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쌍용차는 1분기에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다. 수출물량 감소 등으로 31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근무 방식이 바뀐 뒤 생산라인에는 활기가 넘치고 있다. 또 렉스턴스포츠가 주는 기대감은 실적 부진에 따른 걱정을 떨쳐 버리기에 충분했다.
송 생산본부장은 “근무형태 변경으로 공장근무자들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며 “렉스턴스포츠 등 판매량도 늘면서 2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