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4-23 16:33:01
확대축소
공유하기
하나생명이 하나금융지주에서 강조하고 있는 비은행부문 강화정책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원하는 생명보험사 매물이 마땅치 않아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주재중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하나생명에 인수합병(M&A) 기회가 찾아드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컨퍼런스콜에서 “하나금융지주와 경쟁사의 차이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인수합병 기회가 있다면 보험이 됐든 증권이 됐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 가운데 하나생명은 순이익 기여도 측면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나생명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전체 순이익 증가에 보탬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은 순이익이 각각 68.8%, 40.7%, 12.2% 증가했지만 하나생명은 19.3%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하나생명은 계열사들 가운데 부진한 성적을 냈다. 하나생명은 1분기에 순이익 62억 원을 거뒀고 하나금융투자는 419억 원, 하나카드는 255억 원, 하나캐피탈은 254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초 다른 주력 계열사 사장들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권오훈 전 하나생명 사장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임기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하나생명은 그동안 주인이 수차례 바뀌면서 성장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하나생명은 프랑스생명보험을 전신으로 한다. 하나은행이 2003년 알리안츠그룹의 프랑스생명보험 지분 50%를 인수해 생명보험업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
2007년 알리안츠가 HSBC그룹에 하나생명 지분을 팔고 떠났고 HSBC그룹도 하나생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수년 동안 지켜보다 2013년 결국 하나금융지주에 하나생명 지분 모두를 정리했다. 지금 하나생명은 하나금융지주가 100% 들고 있다.
곽 최고재무책임자의 최근 발언 뒤 하나생명이 ING생명 매수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시장에서 떠돌고 있다.
지금 생보사 인수합병시장에서는 ING생명을 둘러싼 금융지주사들의 기싸움이 큰 관심거리다. 하나금융지주가 생보사를 키우기 위해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예상하는 ING생명 예상매각가격이 2조5천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지주가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모두 ING생명에 관심을 보이지만 적극적 태도를 취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제는 하나금융지주도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수습과정에서 벗어나 비은행계열사의 몸집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도 고려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ING생명을 매입할 여력까지 되는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지주는 보통주자본비율이 2016년 11%대에서 벗어나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자본여력이 많이 생겼지만 다른 금융지주사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이 12.88%로 2017년 말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 12.41%, 6월 12.59%로 9월 12.72%, 12월 12.74% 등으로 나타난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보통주 자본비율이 각각 14.89%, 13.3%다.
다른 매물인 KDB생명은 경영난을 겪고 있어 인수합병을 해도 하나생명에 변화를 일으킬 만한 시너지를 만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합병 계획을 말한 것은 의례적 수사로 보인다”며 “하나금융지주에 손해보험사가 없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손보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지주는 여러 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