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통신요금 원가 공개 판결이 이통3사의 통신비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6일 “통신요금 원가 공개 판결로 통신비가 실제로 인하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며 “원가보상률로 통신요금의 적정선을 평가하고 요금인하 권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
원가보상률은 통신으로 벌어들인 영업수익을 총괄 원가(사업비용+투자보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어서면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낸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12일 “이동통신 서비스는 전파와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통신비 원가를 공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2G, 3G 통신비 원가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통신요금 원가가 공개되면 이를 통해 원가보상률도 알 수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LTE 통신요금의 원가 공개도 요구하고 있다. 이통3사가 통신비를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시민단체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자율 경쟁을 하는 민간 기업의 이익 수준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은 위법적 요인이 있다”며 “KT와 LG유플러스 등 후발 사업자의 원가보상률을 보면 통신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원가보상률은 2014년과 2015년 모두 100%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에 들어서야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바로 통신비를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통신요금 원가에 맞춰 통신비를 조정한다면 5G 투자 초기에는 통신비가 급등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이통3사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한다고 해서 향후 달라질 것은 없다”며 “다만 통신주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