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들이 증권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를 통해 영업 네트워크를 단번에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지방금융지주가 인수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매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은 경남은행과 BNK투자증권의 금융복합점포(BIB) 개점 기념식 모습.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이나 위상은 매우 낮다.
BNK금융지주가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9억 원을 거둬 2016년보다 79.8% 급감했다.
JB금융지주는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고 DGB금융지주는 이제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들이 그동안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소매대출 및 기업대출에 힘써온 만큼 상대적으로 자산운용이나 투자금융(IB)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각 지방금융지주가 인수후보로 꼽히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방금융지주들은 그동안 각 지방은행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한정된 지역에서 은행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다른 업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자산관리(WM) 등을 향한 고객의 수요가 높아지고 지방금융지주들이 수도권이나 해외진출에 더욱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증권사 인수합병에 나설 필요성이 높아졌다.
시중은행들처럼 증권사의 점포에 은행 점포를 더한 복합점포를 꾸리면 지점 확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해 고객을 모을 수 있다.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는 은행과 증권의 사무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공동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점을 말한다.
시중은행들도 점포를 점차 줄이는 대신 은행과 증권, 보험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점포의 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영업점 수가 적다는 한계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극복하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면 복합점포 형태로 한 번에 넓은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 3조 원, 4조 원, 8조 원을 기준으로 한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활성화방안을 내놓은 데다 대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거나 사업재편을 추진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방금융지주의 자본여력을 감안하면 대형 증권사보다는 중소형 증권사가 인수대상으로 적절하다.[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