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는 미래형 주유소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SK에너지의 '상상 프로젝트' 수상작 가운데 하나. |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변하고 있다.
새로운 정보기술(IT)이 적용되고 카페, 편의점 등까지 이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바뀌면서 기름만 넣는 곳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새로운 주유소 사업모델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계에 이른 주유소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 주유소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2017년 3월 기준으로 전국에 주유소는 1만1996개다. 2013년 3월과 비교해 700여 개 주유소가 줄었다.
게다가 전기차와 수소차처럼 새로운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등유, 경유 등 기존 정유제품의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개발과 보급, 충전소의 증가는 주유소의 입지를 좁힐 것이다.
주유소사업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기존 주유소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인 ‘공유인프라’와 접목한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의 완전자회사로 주유소 운영 등을 맡은 회사다.
SK에너지는 올해 3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유소에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주유소 공간을 물류거점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주유소 공간 활용 아이디어를 모으는 '상상프로젝트'도 2017년부터 시작했다. 간편 조리식인 밀킷(Meal Kit)의 배송·공급, 세탁물의 접수·수령 등 여러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다.
GS칼텍스는 커넥티드카 관련 스타트업이 ‘오윈’에 20억을 투자하고 LG유플러스, 신한카드 등과 함께 주유소에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강남 지역의 17개 주유소에서 이를 시험 운영 중이다. 커넥티드카 서비스는 차량 자체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운전자가 따로 결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GS칼텍스는 ‘카닥’과 손잡고 주유소에 기존의 편의점외에 카페와 음식점 입점시킨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카닥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관리 서비스 회사다.
GS칼텍스는 ‘스타트업 개라지(startup garage)’ 프로그램을 10일부터 5월16일까지 진행하면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세차, 정비, 카셰어링 등 주유소를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를 받는다.
현대오일뱅크는 등유, 경유, LPG를 기존 차량용 연료부터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까지 가능한 복합에너지 스테이션을 6월에 울산에서 선보인다.
현재까지 나온 차량용 연료를 한곳에서 모두 판매하는 복합에너지 스테이션은 국내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